"그동안 한국산재의료원은 근로복지공단의 산재보험료 및 근로자복지진흥기금 등으로 산재 환자를 치료해 오면서도 '한 지붕 딴 식구'처럼 지냈습니다. 두 기관의 재통합을 계기로 산재 근로자의 사회복귀나 직업재활을 적극 도우면서 병원 경영의 효율성도 높이겠습니다. "

김원배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사진)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사혁신과 경영마인드 도입을 통해 3년 안에 공단을 만성적자(누적 629억원)에서 흑자로 전환시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국에 총 3800병상을 갖고 있는 옛 산재의료원은 지난 4월28일 근로복지공단에 재편입됐다. 김 이사장은 이 과정에서 복지공단(10개 직군)과 산재의료원(13개 직군)의 직군을 14개로 합쳤고 35단계의 단일화된 호봉체계를 마련했다. 노조를 경영 동반자로 인정하고 대화로 모든 것을 풀되 법과 원칙은 준수하겠다는 그의 철학이 설득력을 얻어 통합이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그는 조직혁신을 위해 올해부터 공단의 2급 이상 간부 직원에 대한 연봉제를 본격 실시했다. 전체 연봉 중 성과급 비중을 지난해 2%에서 올해 15%로 높일 계획이다. 전 직원에 대해 직급 파괴 인사와 하향 전보제도도 시행한다. 그는 "능력과 업무성과가 뛰어난 사람은 발탁하는 반면 업무성과가 부진한 최하위 그룹은 재교육을 실시할 방침"이라며 "3번 연속 재교육을 해도 개선되는 면이 없을 경우 직권면직시키겠다"고 밝혔다.

공단 산하 9개 병원과 7개 재활전문센터에 독립채산제 및 병원장 책임경영을 도입하는 방안도 지난달 25일부터 실행에 들어갔다. 김 이사장은 "산하 병원장들과 경영계약 양해각서를 맺고 병원 흑자 전환을 위한 청사진을 제출받았다"며 "유능한 의사들을 지속적으로 영입하고 의사들이 창의적 · 적극적인 진료로 고수익을 창출할 경우 민간병원을 능가하는,상상을 초월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환자들이 이동하기에 편하고 쾌적하도록 병원을 리모델링하거나 증축하고,최신 의료기기도 도입할 예정이다. 공단의 각 지사를 통해 산하 병원의 장점을 홍보함으로써 산재환자는 물론 일반 환자도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1973년 행정고시 14회로 공직에 입문,30여년간 노동 관료로 일해왔다. 1998년부터 2년간 노동부 노정국장을 맡으면서 당시 구조조정 위기를 맞았던 대우자동차 LG반도체 등의 파업투쟁 현장을 누비며 안정화시키는 데 기여했다. 이후 노동부 기획관리실장,노사정위 상임위원을 거쳐 2007년 2월 공단 이사장에 부임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