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3년 만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0일 보도했다. 그러나 설비투자액은 여전히 2007년의 80% 수준에 머물러 본격적인 회복세로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일본 내 1472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기업들의 전체 설비투자 계획은 지난해 실적 대비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주력 수출업종인 자동차와 전자업체가 설비투자 증대를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기업은 중국 등 신흥국 수출이 크게 늘어 설비를 확대할 계획이다.

조사 대상 기업의 올해 설비투자 계획 총액은 23조3547억엔으로 지난해 실적(21조332억엔)에 비해 2조3000억엔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리스 재정위기 등으로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하게 움직이고 있는 데다 엔고 현상이 지속되는 등 악재가 만만치 않아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계획대로 모두 집행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게다가 소매업 등 내수기업은 여전히 설비투자를 늘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기업의 설비투자는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1973년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편 일본 내각부는 최근 발표한 '세계경제의 조류' 보고서에서 20년 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미국을 앞지르고 일본의 4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GDP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8.3%에서 2030년 23.9%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은 GDP 비율이 지난해 24.9%에서 2030년 17.0%로 줄어들어 중국에 추월당하고,노동력 인구 감소가 심각한 일본은 비율이 8.8%에서 5.8%로 줄어 중국의 4분의 1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중국의 실질경제성장률이 2000년대 평균 10.0%에서 2010년대에는 9.1%,2020년대에도 7.9%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도 2020년대가 되면 노동력 인구가 줄어들겠지만 다른 주요 국가보다는 높은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인도의 GDP 점유율은 지난해 2.2%에서 2030년에는 4%로 늘어나 지난해 '미국-일본-중국-독일' 순이었던 GDP 대국은 2030년 '중국-미국-일본-인도' 순으로 변할 것으로 전망됐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