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일부 국가의 채무위기에서 비롯된 금융시장의 충격이 5월을 미국 주식투자자들에게 `악몽'으로 만들었다.

지난 1940년 이후 다우지수의 5월 실적을 비교해보면 이달의 낙폭이 70년 만에 가장 컸기 때문이다.

5월의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122.36포인트(1.19%) 하락한 10,136.6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13.65포인트(1.24%) 떨어진 1,089.41로 마감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2,257.04로 20.64포인트(0.91%) 내렸다.

월간 단위로 다우지수는 7.92%가 떨어졌고 S&P 500은 8.2%, 나스닥은 8.29%가 각각 내렸다.

S&P 500과 다우지수의 하락률은 월간 단위로는 주가가 저점을 찍기 직전인 작년 2월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하지만, 미국 증시 역사상 5월 만의 지수 등락률을 비교해보면 S&P 500은 지난 1962년 이후 48년 만에, 다우지수는 지난 1940년 이후 70년 만에 최악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28일 뉴욕증시의 주가 급락은 신용평가업체 피치가 스페인에 대한 신용등급을 한 단계 하향 조정하면서 유럽 채무위기에 대한 우려가 또다시 확산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6일 다우지수가 1,000포인트가량이나 폭락한 이후에도 주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그리스를 비롯한 일부 유럽국가의 채무위기에 대한 우려가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고 있기 때문.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10년 만기 미국 국채 가격이 1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고 미 달러는 유로에 대해 8.51%나 급등하는 등 이른바 `안전자산'에만 돈이 몰리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유럽 각국의 연쇄부도가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잇지만, 막대한 국가부채와 잇단 긴축정책 때문에 유럽 경제가 회복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더구나 유럽의 경제가 다시 어려움에 빠지게 되면 금융과 무역 등을 통해 연쇄적으로 연결돼 있는 아시아와 미국 등의 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