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가 정부의 오키나와현 후텐마 미군비행장 이전안을 반대한 연립정권 파트너 사민당의 후쿠시마 미즈호 대표를 소비자담당상 직에서 해임했다고 NHK방송이 28일 보도했다. 미국과 일본의 외교관계를 냉각시켰던 후텐마 문제가 일본 연립정권까지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날 미국과 일본의 외무 · 국방장관 협의체인 '미 · 일 안전보장 협의위원회' 명의로 오키나와현에 있는 후텐마 비행장을 오키나와 나고시 헤노코로 옮긴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지난해 9월 출범 당시 공약으로 내세웠던 현 바깥 이전안이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하토야마 총리는 성명 발표 직후 연정의 또 다른 멤버인 국민신당 대표 가메이 시즈카 금융상과 후쿠시마 소비자담당상을 만나 후텐마 합의안을 수용할 것을 설득했다. 하지만 후쿠시마 소비자담당상은 "국민과 약속을 어긴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며 끝까지 반대했다. NHK 등 일본 언론들은 사민당이 조만간 연정 이탈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편 하토야마 내각은 주요 복지공약 중 하나였던 최저임금 인상안을 사실상 포기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최근 경기침체와 재정적자 악화를 고려해 전국 평균 시간당 최저임금을 현행 약 700엔에서 1000엔으로 올리겠다는 공약의 이행 시기를 당초 계획했던 내년이나 내후년에서 2020년으로 멀리 미뤘다. 일본 정부는 다음 달 마련될 신성장전략 보고서에 이 같은 결정을 포함시킬 예정이다. 또 최저임금 상향 조정의 중간 단계로 제시돼 온 '최저임금 800엔 공약' 역시 후생노동성이 내년도 정기의회에 관련 입법안을 제출할 계획이었지만 시행엔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하토야마 내각은 리더십 부족 비난에 시달리며 최근 지지율이 20%를 밑돌고 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