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우그룹 계열사인 현대시멘트와 성우종합건설이 함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시멘트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워크아웃 절차를 밟기로 최근 합의,다음주 워크아웃 돌입시기 및 방법에 대해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관련, 채권단은 다음 달 4일 1차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열어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현대시멘트의 채권 채무는 이날 오후부터 동결되며, 워크아웃은 채권단의 75%가 동의하면 바로 개시된다.

현대시멘트는 자회사인 성우종합건설에 대한 보증채무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워크아웃 추진대상에 포함됐다는 게 채권단 측 설명이다. 성우종합건설은 지난해부터 경기도 이천(1449가구) 양평(688가구) 김포(1636가구) 한강신도시(465가구) 일산(120가구) 등에서 주택 사업을 벌였지만 미분양에 시달렸고, 서울 양재동 복합 유통센터 시공사로 참여했다가 재무상황이 나빠졌다는 분석이다.

성우그룹의 최대 계열사인 현대시멘트는 1958년 현대건설의 시멘트사업부로 시작해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둘째 동생인 고 정순영 명예회장이 1969년 자본금 12억원으로 독립해 설립한 회사다. 현재 그의 장남 정몽선 회장(56)이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주력인 시멘트 사업부문은 충북 단양과 강원도 영월에 연 700만t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현대시멘트는 자회사로 성우종합건설과 레미콘업체 하나산업,레저사업부문에서는 강원도 횡성군 현대성우리조트와 충북 단양군 오스타단양컨트리클럽 등을 운영 중이다.

현대시멘트는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건설경기가 급랭하면서 자금난을 겪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2008년 682억원 적자에서 작년에 174억원 흑자로 전환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11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건설업황이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이달 초엔 시멘트 수요 감소로 인한 재고량 조절을 위해 생산단가가 높은 단양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어려운 상황이었다.

시멘트업계 6위 업체인 현대시멘트가 워크아웃에 들어감에 따라 관련업계에 연쇄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시멘트업체들은 극심한 내수침체로 부실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 1위인 쌍용양회의 경우 지난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급감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91억원,232억원 손실을 기록해 매출,수익성 모두 악화됐다.

2위인 성신양회 역시 매출이 6.5% 줄고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적자다. 한일,라파즈한라,아세아시멘트 등도 마찬가지다. 더 심각한 것은 시멘트,레미콘업계의 성수기라 불리는 2분기도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상황이 하반기까지 지속된다면 업계 전체가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기훈/이심기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