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멘트가 28일 워크아웃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관련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시멘트 업계는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와 제품 가격 인상 제한으로 경영난을 겪어온 터여서 이번 사태가 다른 업체로 확산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현대시멘트는 어떤 회사 = 현대시멘트는 1958년 현대건설 시멘트사업부로 출발해 1969년 독립했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둘째 동생인 고 정순영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몽선 대표이사 회장이 대주주로, 지분 27.64%를 보유하고 있다.

주력인 시멘트사업부문은 충북 단양과 강원 영월 공장 등에서 연 700만t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국내시장 점유율은 10.2%로 매출액 기준 6위를 차지했다.

1997년에는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성우오스타개발을 설립하면서 레저사업에도 뛰어들어 현재 강원도 횡성에서 현대성우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2008년 국제 금융위기 이후 건축 경기 침체에 따른 시멘트 수요 감소로 경영난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분기 시멘트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감소한 82만t에 그치면서 매출액은 21.4% 감소한 464억원에 머물렀고, 영업이익도 98억원 적자에서 더욱 악화한 119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또 100% 자회사인 성우종합건설의 부진은 현대시멘트의 자금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

성우종합건설은 시공능력평가 117위 건설사로 2008년 양재동 복합 유통센터 시공사로 참여했다가 1천830억원의 채무를 인수했고, 최근 경기도 이천, 양평, 김포, 한강신도시 등에서 주택 사업을 벌였지만 미분양이 쌓이는 등 성과가 신통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시멘트는 성우종합건설의 장.단기 차입금 등과 관련해 거액의 지급보증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 있는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시멘트가 성우종합건설에 제공한 담보는 총 524억원, 지급보증 규모는 6천813억원에 달한다.

연간 매출인 3천500억~3천600억원 규모인 기업이 부담하기에는 큰 규모다.

현대시멘트는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광주공장을 폐쇄하고, 올 2월에는 단양오스타CC를 매각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부심해 왔다.

◇다른 업체로 '불똥 튈까' = 다른 시멘트 업체들은 현대시멘트의 워크아웃 추진이 자사에 미치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동양시멘트 관계자는 "올 들어 경기 침체로 매출은 다소 줄었지만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현대시멘트의 워크아웃 추진은 개별 기업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쌍용양회 관계자는 "작년의 가격 인상으로 버텨나갈 만한 수준"이라며 당장 워크아웃을 추진해야 할 만큼 심각한 회사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택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 시멘트업체들의 유동성이 전반적으로 악화할 수 밖에 없어 업계는 걱정하고 있다.

특히 최근 유연탄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추가로 시멘트 가격을 올려야 할 처지이지만 사정은 여의치가 않다.

연관 산업인 레미콘업계도 시멘트 업체들의 유동성 위기가 커질 경우 피해를 볼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시멘트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시멘트의 워크아웃 추진이 다른 시멘트 업체와 레미콘 업계에 악재임은 분명하다"며 업체별로 자구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홍지인 기자 sms@yna.co.krljungber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