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0년대를 풍미했던 곽지균(본명 곽정균.56) 감독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대전 둔산경찰서는 곽지균 감독의 시신을 검안한 결과 사인은 연탄가스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된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은 방안에 화덕이 놓여 있고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점 등을 들어 곽 감독이 자살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의 부패상태로 미뤄 숨진 지 보름정도 지난 것으로 보인다."라며 "타살 가능성은 거의 없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 감독의 방 책상 위에는 영정 사진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진과 함께 '잠들기 전에 가야할 먼 길'이라는 제목의 자서전 형식의 유서가 담긴 노트북도 발견됐다.

100여 페이지가 넘을 것으로 보이는 분량의 자서전에는 자신이 살아온 길에 대한 회한과 함께 "일이 없어 괴롭고 힘들다.마음이 공허하다."라는 내용 등이 쓰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계 지인들에 의하면 곽 감독은 10년 전부터 우울증을 앓아왔으며 최근 영화를 찍지 못해 괴로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986년 영화 '겨울나그네'로 데뷔한 곽지균 감독은 같은 해 제 25회 대종상 신인 감독상을 수상하였으며 1991년, 제 29회 대종상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 등 총 8개의 부분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이밖에도 '젊은 날의 초상', '깊은 슬픔', '청춘', '사랑하니깐 괜찮아' 등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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