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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환시장 요동‥유로사태] 이번엔 스페인…부실 저축銀 국유화로 재정부담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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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축銀 상황 어떻길래…
    부동산 활황 때 대출 4배 늘려…거품 꺼지자 부실 눈동이
    '경기회복 발목 잡나' 우려…美ㆍ유럽증시 급락세 출발

    이번엔 스페인 저축은행이 문제였다. 스페인 중앙은행(BOS)이 지난 주말 부실화된 저축은행을 국유화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글로벌 금융시장은 또 한 차례 요동쳤다. 25일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2~4% 폭락했다. 단기자금시장의 기준금리인 3개월물 달러 리보금리도 0.51%로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유럽 증시 역시 영국 FTSE100지수가 2.82%,프랑스 증시가 3.04% 떨어지는 등 2~3% 급락세로 출발했다. 미국 뉴욕증시도 2%가량 하락,10,000 선이 깨지며 시작했다.

    ◆스페인 금융시장의 뇌관 저축은행

    BOS는 지난 주말 가톨릭계 저축은행인 카하수르의 국유화를 결정했다. 카하수르 이사회가 다른 저축은행인 우니카하와의 합병을 거부하면서 파산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BOS는 카하수르에 5억유로를 지원하는 대신 이사진을 전원 교체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146년 전 가톨릭 교회가 세운 카하수르는 지난해 4억2600만유로 매출에 5억9600만유로의 적자를 내면서 존폐 여부가 거론돼 왔다. 전체 대출의 30%를 차지하는 부동산대출 부실화가 문제였다.

    카하수르의 자산은 전체 스페인 금융시장의 0.6%에 불과하다. 그러나 가장 약한 고리로 지적받던 카하수르의 국유화는 스페인 저축은행의 부실문제를 전면에 부각시켰다. '카하'라 불리는 스페인 저축은행들은 금융위기 전 호황 때 대출 규모를 4배 이상으로 늘리면서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지목돼 왔다. BOS에 따르면 현재 스페인의 부동산 및 건설 관련 대출 4540억유로 가운데 2430억유로를 저축은행이 떠안고 있다.

    스페인 저축은행들의 과도한 부채와 부실문제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대두되기 시작했다. 10년간 집값이 2배나 급등하는 등 거품이 잔뜩 끼었던 스페인 부동산시장은 급격히 냉각됐고 저축은행들이 무분별하게 늘렸던 대출의 부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지난해 말부터 부실 저축은행의 합병 논의가 시작됐지만 업계의 반발과 저축은행을 관할하는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및 정치권의 주도권 갈등으로 지지부진했다. 무디스 등 신용평가사들은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위기감이 높아지자 스페인 정부와 야당은 지난 5일 저축은행 합병 및 구조조정 계획에 전격 합의했다. 스페인 저축은행은 주식회사 형태가 아니라 지역유지나 교회 등이 소유,전통적으로 이익의 일부를 사회프로그램에 배분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때문에 경영에 책임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부와 야당은 저축은행이 의결권 있는 주식을 발행해 자본을 확충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스페인저축은행연합에 따르면 현재 총 45개 저축은행 가운데 16개 은행이 합병계획을 진행 중이다. 카하 메디테라네오,그루포 카하스투르,카하 엑스트레마두라,카하 칸타브리아 4곳은 25일 합병을 발표했다. 이들 4곳이 합쳐지면 총자산 1350억유로의 스페인 5위 금융사가 된다. 엘레나 살가도 스페인 재무장관은 "더 많은 저축은행들이 수주 내 합병될 것"이라며 "저축은행 이사 지명권을 가진 지방정부가 정치적인 이유로 합병을 지연시켜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스페인 재정에 부담 가중

    저축은행 구조조정 계획은 스페인 정부의 재정감축 계획에 부담을 줄 전망이다. 스페인 정부는 올해는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9.3%,내년엔 6%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정부 주도의 저축은행 구조조정 계획에 약 350억유로가 투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리아 호세 모리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저축은행에 투입될 구제금융 비용은 스페인 재정에 또 다른 압박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근본적인 문제는 스페인의 경제가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업률이 20%를 넘는 등 스페인의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부동산뿐 아니라 모든 대출의 부실이 늘어나는 추세다. 부실로 몸살을 앓는 은행들이 돈줄을 조일 경우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으면서 투자가 줄고 고용이 감소해 실업이 늘어나고 다시 부실이 양산되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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