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서 '거리'는 스코어 향상을 위한 충분조건이다. 장타를 칠 수 있으면 원하는 스코어를 내기가 더 쉬워진다. 그래서 많은 골퍼들이 10m,아니 1m를 늘리기 위해 애쓴다.

한국골프계에 장타자다운 장타자가 나왔다. 300야드를 손쉽게 날리는 김대현(22 · 하이트)이 그 주인공이다. 김대현은 "드라이버샷 '캐리'(떠가는 거리)만 평균 305야드"라고 했다. 지면에 떨어진 뒤 굴러가는 거리까지 합하면 315야드(약 287m)는 된다고 했다. 지난 23일 끝난 SK텔레콤오픈에서도 모든 파5홀에서 2온을 시도했다. 그는 "홀 길이 540야드까지는 2온을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최경주는 김대현에 대해 "미국PGA투어에서 장타자로 꼽히는 J B 홈스와 비슷한 거리다. 미국에 와도 장타력은 '톱5'에 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25일 현재 올시즌 미PGA투어의 최장타자는 부바 왓슨으로 평균거리는 306.4야드다. 최경주가 거명한 홈스는 300.7야드로 이 부문 5위다.

김대현은 키 182㎝,몸무게 72㎏으로 호리호리한 편이다. 그런데도 헤드스피드(시속 약 129마일)는 엄청나다. 최경주는 "타고난 장타자인 것도 있지만,임팩트 순간 흐트러지지 않은 자세로 볼을 치는 것이 빠른 헤드스피드를 내는 원동력"이라고 풀이했다. 이는 동양 선수들도 김대현처럼 300야드를 날릴 수 있다는 방증이다. 다만 SK텔레콤오픈 최종라운드에서 보듯 바람이 불 때 볼 컨트롤 능력을 키우는 것이 숙제다.

김대현 같은 선수가 많이 나와야 '한국남자골프는 볼 것이 없다'는 말이 나오지 않을 듯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