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파트값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강남권 재건축 단지 실거래가가 지난해 전고점 대비 10~20% 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강남권, 1기 신도시의 중소형 단지도 거래 침체의 한파를 견디지 못하고 10~20% 가량 떨어져 강남, 비강남권 구분없이 실거래가 하락이 계속되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4월 현재 실거래가 현황과 부동산114가 조사한 5월 실거래가 자료,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 주공 5단지 전용면적 77㎡는 지난 4월 11억원에 팔렸다가 이달초 이보다 6천500만원 내린 10억3천500만원에 거래됐다.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던 지난해 7월 12억9천만원에 비해 19.8%(2억5천500만원) 하락한 것이다. 이 아파트는 현재 호가가 10억2천만원으로추가 하락해 전고점 대비 21%(2억7천만원)나 내렸지만 사는 사람이 없다. 인근 S공인 대표는 "과거에는 급매물이 팔리면 호가가 1천만~2천만원씩 올랐는데 지금은 되레 직전 매매가 대비 1천만~2천만원은 싸야 겨우 매수자들이 관심을 보인다"며 "급매물보다도 싼 '급급매물'도 잘 소화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강남구도 마찬가지다. 강남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인 개포 주공1단지 51㎡형은국토부가 발표한 4월 실거래가에서 9억5천만원에 팔리며 직전 최고가인 작년 8월의10억5천만원대비 9.5%(1억원) 떨어졌다. 하지만 5월 들어서는 거래가가 8억9천700만원까지 떨어지면서 전고점대비 14.6%(1억5천300만원) 내렸다. 또 56㎡형은 2009년 9월 사상 최고가인 14억원에 거래됐으나 이달 초 17.9%(2억5천만원) 하락한 11억5천만원에 팔렸다. N공인 대표는 "급매물 기준으로 작년 최고가 대비 15~20% 가까이 하락한 것 같다"며 "하지만 아직 글로벌 경제위기로 가격이 폭락했던 2008년 말 시세보다는 여전히 높은 편이어서 매수자들이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안전진단 통과 재료에도 최근 전용 77㎡형이 9억2천만원에 팔리며 직전 최고가인 작년 8월 10억5천만원 대비 12.4%(1억3천만원) 내렸다. 서초구 반포 주공1단지 전용 73㎡형도 올해 1월 14억원에 거래됐으나 지난달에는 11억5천만원으로 17.9%(2억5천만원) 하락했고, 송파구 가락 시영1단지 전용 41㎡는 작년 9월 5억9천만원에서 지난 4월 4억9천만원에 팔리며 16.9%(1억원) 떨어졌다. 재건축 단지에서 시작된 하락세는 미분양 소진에 애를 먹는 서울 비강남권은 물론 분당, 평촌 등 1기 신도시와 미분양 소진에 애를 먹는 용인 등지로 확산하고 있다. 노원구 창동 주공4단지 전용 50㎡는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지난해 10월 2억5천만원까지 거래됐으나 지난 4월에는 1억8천900만원으로 24.4%(6천100만원) 떨어졌고, 분당신도시 샛별라이트 전용 85㎡는 작년 6월 5억8천300만원에서 지난 4월에는 4억7천500만원으로 18.5%(1억800만원)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6월 지방선거 이후 금리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이와 같은 가격 하락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은 "강남권 일부 단지의실거래가는 집값이 글로벌 경제위기 충격에서 완전히 회복되기 전인 1년 전 시세와 비슷한 수준으로 가고 있다"며 "선거 이후에도 가격을 끌어올릴 만한 동인이 없어 약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채주연기자 jy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