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조사결과 발표 이후 세계 각국의 강도 높은 대북 규탄이 잇따르면서 우리 정부는 물론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도 구체화되고 있다.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만행에 대한 전 세계의 공분(公憤)이자,동북아와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무력도발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오늘 발표할 대국민 담화에서 북한이 추가도발할 경우 강력한 군사대응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할 예정이라고 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직접 책임을 묻고,사과를 촉구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한다. 정부는 우선 우리 단독으로 실행할 수 있는 북한 선박의 제주해협 통행 차단, 개성공단 사업을 제외한 대북 교역 · 교류 전면 중단 조치 등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어 한 · 미 공조를 통한 대북 군사압박 강화 및 유엔 안보리를 통한 제재 등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미국 또한 적극적이다. 중국을 방문중인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북한은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안된다"며 고강도 제재를 예고했다. 미국은 안보리 회부 등 다자적 제재 외에 금융제재를 포함한 독자 조치까지 강구 중이라고 한다. 북의 통치자금과 관련된 '돈줄'을 조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 응징 수단이라고 보는 까닭이다. 일본 영국 캐나다 등 북한 규탄에 앞장서온 다른 나라들도 제재에 보조를 같이 할 것이 확실시된다.

결국 걸림돌은 중국이다. 북의 군사도발을 입증하는 명백한 물증이 나오고 세계가 북한 응징에 한목소리를 내는데도 여전히 중국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는 천안함 사건을 '날조극'이라는 북의 터무니없는 억지를 두둔하는 것이자,국제사회로부터 도덕성에 대한 비난을 자초하는 일에 다름아니다.

중국도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클린턴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오늘부터 열리는 '미 · 중 전략 · 경제 대화'에서도 천안함 문제가 깊이 논의될 예정인 만큼 중국은 사실을 사실대로 인정하면서 국제사회가 납득(納得)할 만한 입장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중국은 미국과 함께 이른바 G2로 불리는 세계의 리더국이다. 책임있는 국가로서 그에 걸맞게 책임있는 행동을 보여주지 않으면 안된다는 뜻이다. 북 · 중 관계도 물론 무시할 수 없겠지만 한 · 중, 미 · 중 관계는 그보다 더 무거운 비중을 갖고 있다는 점 또한 잊어선 안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