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이머징마켓 아프리카] (5) 신흥 원유벨트‥'깡촌' 적도기니 원유 터지자 1인 GDP 1000弗→3만6000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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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니만 산유국들 '상전벽해'…인프라 투자 확대로 건설 붐
오일메이저 줄서고 美ㆍ中 각축…삼성물산ㆍSK에너지도 진출
오일메이저 줄서고 美ㆍ中 각축…삼성물산ㆍSK에너지도 진출
적도기니 제2의 도시인 바타의 국제공항에서 다운타운으로 들어가는 해안도로.말끔히 포장된 아스팔트 도로와 가로등,교차로마다 깜빡이는 신호등,방금 지어진 듯한 깨끗한 빌딩들….유럽의 어느 휴양도시 못지 않게 깔끔한 도시 미관을 자랑한다. 인접국 카메룬의 한국대사관에서 일등서기관으로 근무하던 시절 적도기니를 자주 방문했던 김은석 총리실 외교안보정책관은 "한마디로 상전벽해(桑田碧海)"라며 놀라워했다.
지난주 정부의 '에너지자원 외교단' 일원으로 20년 만에 적도기니를 다시 찾은 김 정책관은 "말라리아 빼고 다 변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당시 이곳에 출장왔을 때 장관을 면담했던 사무실이 무척 허름했던 기억이 난다"며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나라가 이렇게 눈부시게 바뀔 줄 몰랐다"고 감탄했다.
◆적도기니의 상전벽해
적도기니 면적은 경상도와 비슷하다. 인구 70만여명의 소국이다.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전형적인 농업국가로 아프리카 최빈국이었다. 그러나 1997년부터 원유가 생산되면서 나라의 운명이 바뀌었다. 당시 5억달러였던 국내총생산(GDP)은 1999년 8억7000만달러,2000년 23억달러로 늘어났다. 원유 수출이 본격화되면서 2005년 82억달러,2008년 185억달러,2009년 232억달러의 초고속 성장을 하고 있다. 1인당 GDP는 1997년 1000달러에서 지난해 3만6000달러로 상승,아프리카 최고 부국에 올랐다. '오일머니'의 힘이다.
이 나라의 수도 말라보는 바타에서 비행기로 40분가량 떨어진 비오코섬에 있다. 말라보의 발전 속도는 더 눈부시다. 밀림을 관통하는 도로가 새로 뚫리고 있고 구릉지에는 수천채의 서민용 주택이 준공을 앞두고 있다. 해안길을 따라 별장 신축이 한창이다. 도심이 확장되고 스카이 라인은 올라가고 있다.
말라보 공항에는 오일 메이저 직원을 실어나르는 프랑스 독일 스페인의 항공편이 정기적으로 운항된다. 엑슨모빌과 마라톤 등 미국 메이저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며,한국의 SK에너지도 원유광구의 지분을 사들였다.
김 정책관은 "적도기니의 발전상은 아프리카의 미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아무도 쳐다보지 않던 검은 대륙에 석유와 광물자원이 개발되면서 다국적 기업이 몰려오고 새로운 시장이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콧대 높아지는 아프리카 산유국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 산유국인 앙골라의 콧대는 요즘 하늘을 찌른다. 이곳을 찾는 비즈니스맨들에게도 까다로운 이유를 대며 비자를 발급하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앙골라 석유 생산 · 유통권을 비롯해 주요 사업권을 대부분 틀어쥐고 있는 최대 국영기업 소낭골 본사 1층에는 포르투갈 영국 중국 사람들이 방문증을 받기 위해 줄을 길게 서 있다. 오일머니의 힘이 글로벌 메이저를 불러들이고,이들 나라의 파워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995년 50억달러에 불과하던 앙골라의 GDP가 올해는 854억달러 선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최대 오일메이저 엑슨모빌은 가나에서 '굴욕'을 겪었다. 20억배럴가량의 원유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나 주빌리 유전 채굴권 지분을 미국 코스모스사로부터 40억달러에 사들인다고 작년 10월 발표했다가 가나 정부가 '불법 정보 유출 우려가 있다'며 제재해 순식간에 없던 일이 됐기 때문이다.
한나 테테 가나 통상부 장관은 집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가나의 석유는 가나의 것"이라며 "엑슨모빌과 코스모스는 가나 정부를 무시하고 마음대로 석유 채굴권을 거래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가나의 주빌리 유전 프로젝트가 본격화하면서 발주처인 가나 석유공사에 생산 참여를 요청한 기업은 한국석유공사를 비롯해 41곳에 달한다. 삼성물산은 주빌리의 해상가스 프로젝트(6억달러 규모)를 위해 가나 정부와 협상하고 있다.
◆글로벌 메이저 몰려든다
현재 전 세계에서 아프리카의 원유 생산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수준.개발 붐이 본격화할 경우 걸프지역에 버금가는 새로운 원유 공급 센터로 부상할 것(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이 2001년 9 · 11테러 이후 석유 수급 불안을 상쇄할 수 있는 대안으로 기니만 지역을 주목하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미국의 4대 투자 대상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 앙골라 적도기니다. 남아공을 제외하면 모두 신흥 원유벨트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미국이 2007년 초 아프리카 미군사령부 창설을 발표한 것은 테러와의 전쟁을 위한 목적도 있지만 아프리카 석유자원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 역시 국영석유회사 CNOOC를 앞세워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말라보(적도기니) · 아크라(가나)=장진모/이상은 기자 jang@hankyung.com
지난주 정부의 '에너지자원 외교단' 일원으로 20년 만에 적도기니를 다시 찾은 김 정책관은 "말라리아 빼고 다 변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당시 이곳에 출장왔을 때 장관을 면담했던 사무실이 무척 허름했던 기억이 난다"며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나라가 이렇게 눈부시게 바뀔 줄 몰랐다"고 감탄했다.
◆적도기니의 상전벽해
적도기니 면적은 경상도와 비슷하다. 인구 70만여명의 소국이다.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전형적인 농업국가로 아프리카 최빈국이었다. 그러나 1997년부터 원유가 생산되면서 나라의 운명이 바뀌었다. 당시 5억달러였던 국내총생산(GDP)은 1999년 8억7000만달러,2000년 23억달러로 늘어났다. 원유 수출이 본격화되면서 2005년 82억달러,2008년 185억달러,2009년 232억달러의 초고속 성장을 하고 있다. 1인당 GDP는 1997년 1000달러에서 지난해 3만6000달러로 상승,아프리카 최고 부국에 올랐다. '오일머니'의 힘이다.
이 나라의 수도 말라보는 바타에서 비행기로 40분가량 떨어진 비오코섬에 있다. 말라보의 발전 속도는 더 눈부시다. 밀림을 관통하는 도로가 새로 뚫리고 있고 구릉지에는 수천채의 서민용 주택이 준공을 앞두고 있다. 해안길을 따라 별장 신축이 한창이다. 도심이 확장되고 스카이 라인은 올라가고 있다.
말라보 공항에는 오일 메이저 직원을 실어나르는 프랑스 독일 스페인의 항공편이 정기적으로 운항된다. 엑슨모빌과 마라톤 등 미국 메이저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며,한국의 SK에너지도 원유광구의 지분을 사들였다.
김 정책관은 "적도기니의 발전상은 아프리카의 미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아무도 쳐다보지 않던 검은 대륙에 석유와 광물자원이 개발되면서 다국적 기업이 몰려오고 새로운 시장이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콧대 높아지는 아프리카 산유국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 산유국인 앙골라의 콧대는 요즘 하늘을 찌른다. 이곳을 찾는 비즈니스맨들에게도 까다로운 이유를 대며 비자를 발급하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앙골라 석유 생산 · 유통권을 비롯해 주요 사업권을 대부분 틀어쥐고 있는 최대 국영기업 소낭골 본사 1층에는 포르투갈 영국 중국 사람들이 방문증을 받기 위해 줄을 길게 서 있다. 오일머니의 힘이 글로벌 메이저를 불러들이고,이들 나라의 파워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995년 50억달러에 불과하던 앙골라의 GDP가 올해는 854억달러 선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최대 오일메이저 엑슨모빌은 가나에서 '굴욕'을 겪었다. 20억배럴가량의 원유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나 주빌리 유전 채굴권 지분을 미국 코스모스사로부터 40억달러에 사들인다고 작년 10월 발표했다가 가나 정부가 '불법 정보 유출 우려가 있다'며 제재해 순식간에 없던 일이 됐기 때문이다.
한나 테테 가나 통상부 장관은 집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가나의 석유는 가나의 것"이라며 "엑슨모빌과 코스모스는 가나 정부를 무시하고 마음대로 석유 채굴권을 거래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가나의 주빌리 유전 프로젝트가 본격화하면서 발주처인 가나 석유공사에 생산 참여를 요청한 기업은 한국석유공사를 비롯해 41곳에 달한다. 삼성물산은 주빌리의 해상가스 프로젝트(6억달러 규모)를 위해 가나 정부와 협상하고 있다.
◆글로벌 메이저 몰려든다
현재 전 세계에서 아프리카의 원유 생산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수준.개발 붐이 본격화할 경우 걸프지역에 버금가는 새로운 원유 공급 센터로 부상할 것(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이 2001년 9 · 11테러 이후 석유 수급 불안을 상쇄할 수 있는 대안으로 기니만 지역을 주목하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미국의 4대 투자 대상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 앙골라 적도기니다. 남아공을 제외하면 모두 신흥 원유벨트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미국이 2007년 초 아프리카 미군사령부 창설을 발표한 것은 테러와의 전쟁을 위한 목적도 있지만 아프리카 석유자원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 역시 국영석유회사 CNOOC를 앞세워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말라보(적도기니) · 아크라(가나)=장진모/이상은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