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어제 발표한 '2010년 세계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가 58개국 가운데 2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보다 4계단 오른 것으로 97년 조사가 시작된 후 가장 높은 순위다. 세계에서 가장 빨리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한 동력이 된 '경제성과'(45위→21위)와 '정부효율성'(36위→26위) 부문에서 순위가 크게 올라간 데 힘입은 것으로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30위 전후를 오르내리던 순위가 크게 오르면서 일본(17위→27위)을 제친 것은 국가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얘기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올해 처음 공개된 정부부채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한국은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평가된 점도 긍정적이다. 정부부채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3%대인 우리나라는 이 비율이 60% 미만으로 낮아지는 시점이 2084년으로 예상되는 일본이나 미국(2037년) 영국(2028년) 그리스(2031년)와는 달리 매우 안정적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이번 평가결과도 세계 10위권인 우리 경제규모에 견줘볼 때 여전히 기대에 못미치는 수준인 것 또한 부인(否認)하기 어렵다. 특히 대만(23위→8위)과 중국(20위→18위)이 올해 순위를 크게 끌어올리며 우리를 앞선 것은 경쟁력 제고를 위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경쟁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취약 분야가 별로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외국인 투자(50위),기업관련 법규(44위) 분야들이 여전히 하위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고 노사관계 생산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56위로 조사대상국 가운데 거의 꼴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노사문화가 얼마나 후진적 수준에 머무르고 국가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입증한 것에 다름아니다.

그런 점에서 어떤 부문에 역점을 둬야 할지도 보다 분명해졌다. 말할 것도 없이 경쟁력 저하의 최대 요인인 노사관계 선진화가 최우선 과제다. 동시에 공공부문의 효율성 개선과 기업규제 혁파도 꾸준히 진행해야 할 것이다. IMD가 정책과제로 제시한 교육개혁과 소득 및 지역격차 완화도 소홀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