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만 시추시설의 폭발 이후 유출되고 있는 원유량이 미국 정부 추정치보다 최대 20배 많다는 주장이 14일(현지시각) 제기됐다. 미국 퍼듀대 기계공학과 스티븐 월리 교수는 "현재 유출되고 있는 기름이 하루당 5만6천~8만4천배럴에 달할 것"이라고 이날 말했다. 이는 미 정부가 제시한 추정치인 하루당 5천배럴에 비해 11~17배 많은 수준이다. 월리 교수는 "보수적으로 본다고 해도 10배 이상 많다"고 설명했다. 컬럼비아 대학의 티머시 크론 교수는 현재 유출되고 있는 기름 규모가 하루당 2만~10만배럴 수준이라고 추산했다. 이는 정부 추정치와 많게는 20배 차이가 난다. 플로리다 주립대학의 이언 맥도널드 교수는 하루당 약 2만6천배럴의 원유가 유출되고 있다고 추정했다. 유출되는 원유량에 대한 '논란'이 일면서 더 많은 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미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의 에너지.환경 소위 위원장인 민주당 에드워드 마키(매사추세츠) 의원은 얼마나 많은 원유가 바다로 유출됐는지 국민이 알 권리가 있다면서 BP에 정보 공개를 촉구했다. 유출된 원유에 대한 방제작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멕시코만 일대가 허리케인 시즌으로 들어서는 것도 사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허리케인과 강한 조류가 유출된 원유를 더 멀리 이동시켜 멕시코나 쿠바 등도 영향권에 들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유출된 기름이 흩어지면서 최악의 사태를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소수 의견도 있다. 미국 정부가 앞으로 연안 원유시추 신규 허가를 꺼리게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관련업체들의 경제적 피해도 커질 수 있다. 연안 시추 허가가 6개월간 금지되면 하루당 8만배럴의 원유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관련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한편 기름유출 사태에 대한 연방정부 차원의 대응을 주도하는 테드 앨런 미 해안경비대장은 유출된 원유가 작은 입자로 분쇄되면서 상황이 다소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BP의 토니 헤이워드 최고경영자(CEO)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바닷물 총량에 비하면 유출된 원유량은 크지 않다고 항변했다. 환경단체들은 정부가 환경관련 법제를 무시하고 연안 시추시설에 대한 허가를 내줬다는 점을 지적하며 내무부 등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