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3차원) 르네상스 시대가 몰려오고 있다. 앞으로 영화와 방송 콘텐츠 대부분은 3D로 제작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영화 사상 최대 흥행(27억달러)을 기록한 '아바타'의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13일 서울 쉐라톤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에 참석,이 같이 말했다. 그는 '3D임팩트-또 하나의 세상을 깨우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3D 산업에 관한 견해를 거침없이 피력했다.

그는 3D가 미래 영화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가전업체와 지상파 채널들이 모두 뛰어들었고 소비자들이 가정에서 본 3D 경험을 극장에서도 그대로 느끼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할리우드도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3D영화를 대거 제작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3년 뒤에는 전체 영화의 20%,8년 뒤에는 50%를 차지할 것"이라며 "지난해 거의 없던 3D영화가 올 들어 30편 이상 제작되는 게 증거"라고 덧붙였다.

3D방송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캐머런 감독은 "앞으로 2년간 전 세계에서 3D채널들이 속속 생겨날 것"이라며 "안경 없이 볼 수 있는 3D TV도 5년 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3D TV가 급속히 확산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50인치 이상의 LED스크린에서는 3D 몰입도가 2D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3D는 모든 콘텐츠의 부가가치를 높여준다"며 "농구와 축구 등도 3D로 촬영했더니 시청자 반응이 좋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3D 확산을 가로막는 장벽은 더 이상 없다고 잘라 말했다. "카메라는 검증됐고 편집과 그래픽, 네트워크 전송 기술도 해결됐으며 셋톱박스도 필요없다"는 얘기다. 다만 콘텐츠 부족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현재 전 세계 3D 콘텐츠를 모두 합쳐야 3일 만에 다 볼 수 있는 분량이다. 프로그램 제작방식을 혁명적으로 바꿔야 한다. 유성영화나 컬러영화로 변환(컨버팅)할 때와 달리 3D는 대규모 인력이 필요하다. 전문가도 극소수여서 트레이닝이 시급하다. "

콘텐츠 부족을 타개하기 위해 자신이 만든 '타이타닉'을 3D로 변환할 계획도 세워놨다고 했다. 1년간 1200만달러를 쏟아붓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아바타2' 제작 계획도 밝혔다. "1편 제작에 걸린 4년6개월보다 짧은 3년 정도 필요할 것이다. 판도라 행성의 나비족이 해양생태계(바다)에서 어떻게 적응하는지 보여줄 예정이다. 제작비는 1편의 4억달러보다 적게 들 것이다. "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