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 시장 전문가인 마크 모비우스(Mark Mobius) 템플턴자산운용 회장이 지금이 이머징 시장에 투자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역설했다.

모비우스 회장은 13일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 7회 삼성글로벌 인베스터스컨퍼런스'에서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나 이머징 시장 투자는 지금이라도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측면에서 투자하기에 좋다는 의견이다. 이머징 시장의 평균 PER(주가수익비율)은 14배였지만 현재는 12배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만큼 큰 폭의 수익률은 힘들겠지만 최고치가 28배였던 점을 고려하면 투자가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PBR(주가순자산비율)이 2.1배로 지난 2007년 10월 최고점이었던 3.0배 보다는 낮다는 분석이다. 배당율도 평균치(2.4%)에 못미치는 2.0%로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장기적으로는 이머징 시장이 상승장(bull market)에 있다는 점을 들었다. 1988년부터 최근까지 이머징 시장의 상승장은 69개월이었고 그 기간동안의 수익률은 423%에 달한다는 것. 반면 하락장은 14개월, 기간수익률은 -57%로 상승장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모비우스 회장은 주장했다.

그는 "이머징 시장은 장기적인 성장국면에 있다"며 "이머징 시장에서의 IPO(기업공개)가 활발한데, 이는 시장의 거품이 형성되는 것을 막아준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머징 시장의 올해 GDP(국내총생산) 평균 성장률은 평균 5.45%로 예상되는 반면, 선진국은 1.7%에 불과하다는 점과 중국을 비롯한 인도, 러시아, 한국 등의 외화보유고가 2000억 달러 이상인 점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모비우스 박사는 최근 통화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등 과도한 유동성과 파생상품의 증가에 대해서는 경고의 말을 남겼다.

그는 "시장의 유동성이 높아지면서 당분간 주가 상승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화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파생상품 거래가 최근 600조 달러에 달하는 등 급증한 것도 위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에서는 파생상품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만큼 위험성(리스크)도 크다는 얘기다. 서브프라임 사태도 파생상품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잊지 말라고 모비우스 회장은 당부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