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이 공통으로 사용할 글로벌 단일 회계기준이 내년 중 마련돼 2013년부터 적용된다. 유럽식 국제회계기준(IFRS)을 내년부터 도입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로선 3년 뒤 또다시 만만찮은 홍역을 치르게 될 전망이다.

13일 금융위원회와 한국회계기준원에 따르면'세계경제의 최상위 협의체'로 자리잡은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통일된 회계기준 마련을 촉구한 것을 계기로 '국제적으로 단일화된 양질의 회계기준' 제정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피츠버그 G20 정상회의 개최 직후인 지난해 10월 세계 양대 회계기준 제정기구인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와 미국회계기준위원회(FASB)가 합동회의를 열고 내년까지 IFRS와 미국회계기준(US-GAAP)을 통합하기로 결정,회계기준 단일화에 가속도를 붙였다.

이어 지난해 11월엔 두 기구가 매월 협의를 갖고 단일기준 마련을 위한 주요 프로젝트를 내년 6월까지 완료하겠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지난 2월 말 '국제적으로 인정된 단일의 고품질 회계기준'에 대한 지지 입장을 확인했다. 이와 관련,데이비드 트위디 IASB 위원장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미국 측과 매월 정례회의 외에 수시로 화상 미팅을 열어 이견을 조율하고 있다"며 "단일화 작업이 예정대로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 선보일 단일 회계기준에 대해 한국회계기준원 관계자는 "IFRS의 '원칙 중심'이란 틀을 유지하면서 미국식 회계 방식을 일정 부분 수용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회계장부 이용자의 편의성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재무제표 작성 방식이 바뀌는 등 현행 IFRS와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글로벌 단일 회계기준은 주요 국가들이 2013년부터 의무 적용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당초 2012년부터 적용키로 했다가 우리나라가 내년부터 IFRS를 도입하는 점을 들어 금융안정위원회(FSB)에 기준 개정 일정을 앞당기거나 시행 시기를 늦춰줄 것을 공식 요청해 의무 적용 시점을 2013년으로 1년 늦추는 결정을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FSB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금융규제 개혁의 중추적인 국제기구로,G20가 제시한 개혁 방향에 대해 각국 금융당국,국제기준 제정 단체들과 조율해 대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단일 기준 제정 작업이 최근 크게 진전되고 있다"며 "양측이 견해 차를 보인 금융상품 분류와 측정,위험회피 회계 등에 대해 빠른 시일 안에 합치된 기준을 만들 것을 FSB가 강력히 촉구해 단일화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IFRS를 전면 도입하는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단일 회계기준 적용을 위해 다시 준비해야 할 상황이다. 회계기준원 관계자는 "내년부터 IFRS를 도입하는 한국 캐나다 멕시코 등의 국가들이 개정 기준 적용 시점을 늦춰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지만 시스템 재구축,직원 교육 등의 추가적인 도입 작업 자체는 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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