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6거래일째 '등등락 등등락' 장세를 펼치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남유럽 재정위기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지난 6일 환율은 전날보다 25.8원이나 치솟은 1141.3원을 기록하더니, 급기야 다음날인 7일에는 1155.4원으로 급등했다. 다음 거래일인 10일에는 1132.1원으로 내려왔으나, 11일에는 1135.7원으로 또다시 상승전환했다.

12일에는 4거래일 만에 1140원대에 재진입했으며, 13일 현재 환율은 다시 내림세로 돌아서며 1130원대 초반으로 미끄러졌다. 이 같은 변동성 장세 속에서 6거래일 동안 환율의 등락폭은 57.5원에 달할 정도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8원 떨어진 1136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뒤 오전 9시35분경 1129.3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오전 11시46분 현재는 낙폭을 조금 만회해 전날보다 12원가량 미끄러진 1131.1원에 호가되고 있다.

이날 환율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은 뉴욕증시 상승에 따른 국내증시 강세 영향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0p 이상의 오름세로 출발하며 환율에 강한 하락압력을 넣었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순매수세를 나타내며 환율의 방향을 아래로 몰고 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남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한층 완화된 것도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되살리며 환율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간밤 스페인 정부는 공무원 임금삭감 등으로 올해와 내년에 걸쳐 총 190억 달러 규모의 재정 지출을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한 시장참가자는 "전날 미국 검찰의 모건 스탠리 조사 착수 뉴스와 여전히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남유럽 문제, 시장의 관심은 크지 않지만 간간히 들려오는 북한 관련 뉴스들이 앞으로도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전문가는 "오늘 같은 경우에는 오후 장에서 주가에 따라 환율이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며 "주가가 현재 수준을 유지하면 1120원대에 마감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다른 시장참가자는 "증시의 추가 상승이 주춤해지면 외국인 주식 매매 동향이 관건이 될 것 같다"며 "순매수가 많이 늘지 않는한 한국은행의 결제 수요 등으로 1130원이 지지될 듯하다"고 내다봤다.

오전 11시46분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7.60p(1.66%) 상승한 1691.00을, 코스닥지수는 10.86p(2.12%) 뛴 522.99를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161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같은 시각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뉴욕장 종가(1.2648달러)보다 높은 1.2648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93.18엔을 기록 중이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