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가이드 3스타 셰프가 한식 전도사로 나선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5곳뿐인 미슐랭 가이드 3스타 레스토랑 중 하나인 '장 조지'의 오너 셰프 장 조지 봉게리히텐(53)이 그 주인공이다.

셰프 장 조지는 한국방문의해위원회와 한식재단이 미국 다큐멘터리 전문 제작사 프라페와 함께 만드는 13부작 한식관광 프로그램 '한국의 맛과 멋'(Stop and Bop Korea) 제작에 참여하기 위해 12일 방한했다. 편당 30분 분량의 이 프로그램은 10월까지 촬영을 마치고,내년 1월 미국 공영 방송인 PBS 채널을 통해 미국과 전세계로 방영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은 장 조지와 그의 한국계 부인 마르자가 한국의 맛을 찾아다니며 그 비법을 배우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부부는 우리나라 곳곳의 이름난 맛집과 최고의 맛을 추구하는 장인들을 만나 한국 음식과 그 음식에 담긴 이야기를 주변 자연경관을 곁들여 풀어낼 예정이다.

장 조지는 "개성음식,국수 등 새로운 메뉴를 접하며 한국의 요리법을 조금씩 배우는 단계"라며 "한국의 맛과 향미를 재현해 소개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음식은 영양학적으로 균형이 잡혀 있는 점이 큰 강점이고 매운 향신료가 많이 들어간 게 차별점"이라며 "한국 음식을 더 많이 알게 되면 뉴욕의 식당에서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부는 13일 제주도로 건너가 제주도 음식과 풍광부터 카메라에 담을 예정이다. 녹차밭 오설록과 제주향토음식보존연구원의 김지순 위원장을 찾아 제주 토속 음식에 대해 배우고 직접 만들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장 조지는 다음 주 초 먼저 미국으로 돌아간다. 이후 마르자 혼자 이달 말 서울로 돌아올 때까지 안동,속초,춘천 등지를 여행하며 지역의 다양한 음식과 문화를 체험한다. 속초에 살고 있는 마르자 가족도 만난다. 마르자는 1976년 경기도 의정부에서 주한미군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로 아버지가 귀국한 뒤 세살 때 미국가정에 입양됐다.

여름에는 한국인에게 친숙한 할리우드 스타가 방한해 프로그램 제작에 합류한다. 장 조지 부부는 이 기간 자신의 집에서 미국인들이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로 한식을 요리하는 방법을 촬영한다. 장 조지 부부는 9월에 다시 방한,한국의 먹을거리와 볼거리,즐길거리를 한층 더 다양하고 깊이 있게 체험할 예정이다.

장 조지는 "태국에서 2년 살던 때와는 달리 뉴욕에서는 전통맛이 사라진 태국요리에 대한 평판이 떨어졌다"며 "외국에서 똑같은 재료를 찾을 수 없을 때도 전통을 고수해 진정한 맛을 살려내야 한식세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