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우즈의 위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타이거 우즈는 '골프황제'로 군림하는 동안 세차례의 위기를 겪었다. 1998년과 2004년,2006년이다. 프로 데뷔 후 마스터스 최연소챔피언,최연소 세계랭킹 1위 등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던 그가 1998년엔 딱 한 번 밖에 우승을 건지지 못했다. "이빨 빠진 종이호랑이"라는 비아냥까지 들었다. 하지만 1999년엔 무려 8승을 거두며 단숨에 명성을 되찾았다. 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한 우즈의 대답은 이랬다. "잠시 스윙 교정을 했다. "
2004년에도 갑작스런 난조로 1승에 그쳤으나 이듬해엔 마스터스,브리티시오픈 등에서 우승하며 '올해의 선수상'까지 거머쥐었다. 정신적 지주였던 아버지 얼을 잃은 후 샷이 흔들린 때는 2006년이다. 그 해 US오픈에선 1,2라운드 모두 4오버파를 쳐 중간합계 8오버파로 탈락했다. 이어 출전한 시알리스 웨스턴오픈 1라운드에서도 1오버파 72타를 기록하며 공동 82위로 밀렸다. 3라운드 연속 오버파를 친 것은 골프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었다. 그러나 스윙코치 행크 해니와 함께 연습장으로 달려가 스윙을 가다듬은 다음 2-4라운드에서 12타를 줄여 공동 2위로 솟구치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후 출전한 6개 대회의 우승도 휩쓸었다.
성추문으로 한바탕 곤욕을 치르며 대회 출전을 중단했던 우즈가 복귀전 마스터스에서 공동 4위에 오르며 녹슬지 않은 실력을 과시하는 듯했으나 지난주 퀘일할로챔피언십 컷 탈락에 이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선 기권을 해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가까스로 커트 기준을 넘어 체면을 구긴 터에 4라운드 7번 홀 티샷을 한 뒤 "목이 아프다"며 경기를 포기하고 만 것.2008년 마스터스에서 심한 무릎 통증을 참으면서도 2위를 차지했던 기백은 온데 간데 없다. 더구나 시즌 평균 282.9야드에 달했던 드라이버 샷 거리가 264.8야드로 줄어드는 이상 징후까지 나타났다고 한다.
과거엔 그가 위기를 겪다가도 보란듯이 정상으로 돌아오곤 했으나 이번엔 좀 다를 거라는 시각도 있다. '골프계의 요구'라는 모양새를 갖추며 투어에 복귀했으나 도무지 마음 편히 경기에 나설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기량이 뛰어나다해도 파파라치가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는 데다 이혼설도 수그러들지 않는 상황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가 쉽지 않을 거란 얘기다.
일찌기 유교경전 '대학(大學)'에서 가르친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 治國平天下)'라는 말에 그른 것 하나 없다. 골프로 천하를 평정하고도 처신을 잘못해 곤경에 빠진 우즈를 타산지석 삼아,밤낮으로 수신에 힘쓸 일이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
2004년에도 갑작스런 난조로 1승에 그쳤으나 이듬해엔 마스터스,브리티시오픈 등에서 우승하며 '올해의 선수상'까지 거머쥐었다. 정신적 지주였던 아버지 얼을 잃은 후 샷이 흔들린 때는 2006년이다. 그 해 US오픈에선 1,2라운드 모두 4오버파를 쳐 중간합계 8오버파로 탈락했다. 이어 출전한 시알리스 웨스턴오픈 1라운드에서도 1오버파 72타를 기록하며 공동 82위로 밀렸다. 3라운드 연속 오버파를 친 것은 골프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었다. 그러나 스윙코치 행크 해니와 함께 연습장으로 달려가 스윙을 가다듬은 다음 2-4라운드에서 12타를 줄여 공동 2위로 솟구치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후 출전한 6개 대회의 우승도 휩쓸었다.
성추문으로 한바탕 곤욕을 치르며 대회 출전을 중단했던 우즈가 복귀전 마스터스에서 공동 4위에 오르며 녹슬지 않은 실력을 과시하는 듯했으나 지난주 퀘일할로챔피언십 컷 탈락에 이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선 기권을 해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가까스로 커트 기준을 넘어 체면을 구긴 터에 4라운드 7번 홀 티샷을 한 뒤 "목이 아프다"며 경기를 포기하고 만 것.2008년 마스터스에서 심한 무릎 통증을 참으면서도 2위를 차지했던 기백은 온데 간데 없다. 더구나 시즌 평균 282.9야드에 달했던 드라이버 샷 거리가 264.8야드로 줄어드는 이상 징후까지 나타났다고 한다.
과거엔 그가 위기를 겪다가도 보란듯이 정상으로 돌아오곤 했으나 이번엔 좀 다를 거라는 시각도 있다. '골프계의 요구'라는 모양새를 갖추며 투어에 복귀했으나 도무지 마음 편히 경기에 나설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기량이 뛰어나다해도 파파라치가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는 데다 이혼설도 수그러들지 않는 상황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가 쉽지 않을 거란 얘기다.
일찌기 유교경전 '대학(大學)'에서 가르친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 治國平天下)'라는 말에 그른 것 하나 없다. 골프로 천하를 평정하고도 처신을 잘못해 곤경에 빠진 우즈를 타산지석 삼아,밤낮으로 수신에 힘쓸 일이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