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의 퀵레슨] (1) 볼 뒤 10~15cm 가상의 지점 향해 스윙을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US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메이저 챔프 양용은(38).지난달 마스터스골프토너먼트에서 공동 8위를 차지하며 메이저대회 연속 '톱10'에 오른 그는 유러피언투어 볼보차이나오픈까지 평정하며 한국 골프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최근 고향 제주에서 열린 발렌타인챔피언십을 거쳐 미국PGA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 출전 중인 그가 한국경제신문 독자들을 위해 '퀵레슨'을 펼친다. 드라이버샷에서부터 퍼트까지 양용은만의 핵심 노하우를 부문별로 연재한다.

올 시즌 양용은의 드라이버샷 평균거리는 291야드로 이 부문 미국PGA투어 랭킹 19위다. '장타자' 소리를 듣는 데 손색이 없는 거리다.

아마추어 골퍼들이 거리를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볼 뒤 10~15㎝ 지점에 가상의 볼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곳이 스윙의 최저점이 되도록 하는 겁니다. "

지금까지 여느 교습가나 프로들에게서도 듣지 못한 독특한 이론이다. 불과 10여년 전,그레그 노먼이 '19인치 룰'을 강조하지 않았던가. 볼 앞 19인치(약 48㎝) 지점에 가상의 볼이 하나 더 있다고 생각하고 클럽헤드가 그 지점을 지나도록 스윙하라는 것이 핵심이었다. 그래야 스윙이 임팩트에서 끝나지 않고 '폴로 스루-피니시'까지 이어져 거리가 난다는 이론이었다. 지금도 많은 골퍼들이 그렇게 알고 있으나 양용은은 그 반대를 강조한 것이다.
[양용은의 퀵레슨] (1) 볼 뒤 10~15cm 가상의 지점 향해 스윙을
논리는 이렇다. "드라이버샷은 클럽헤드가 올라가는 단계에서 볼과 접촉해야 '클린 히트'가 되고 볼도 멀리 나갑니다. 그런데 아마추어 골퍼들은 대부분 클럽헤드가 내려가는 단계에서 볼과 만납니다. 아이언샷처럼 다운블로로 맞는다는 얘기죠.톱에서부터 치려 하기 때문에 임팩트존에서는 엎어치는 형태가 됩니다. 그러면 볼이 낮게 가면서 훅이나 슬라이스가 납니다. 거리도 안 나고,방향도 종잡을 수 없지요. 볼 뒤 10~15㎝에 가상의 볼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곳을 스윙의 최저점으로 생각하면 실제 볼 있는 곳에서는 클럽헤드가 올라가는 형태가 될 겁니다. 자연스럽게 업스윙이 되겠지요. 그러면 볼이 더 뜨고 더 멀리 나갑니다. "

양용은이 드라이버샷에서 강조하는 게 또 있다. 백스윙 초기 단계인 '테이크 어웨이'에서 클럽헤드를 롱퍼트할 때처럼 적어도 30㎝는 뒤로 곧게 빼라는 것이다. 클럽헤드가 허리 높이에 올라올 때까지는 샤프트가 목표라인과 평행해야 한다는 것.물론 그때까지 클럽은 몸 앞에 있어야 한다.

그는 "아마추어들은 백스윙 때 손목을 쓰기 때문에 클럽헤드가 지나치게 몸쪽(인사이드)으로 들어온다. 손목이 아니라 어깨로 회전하면 그런 일이 없다. 어깨를 움직여야 궤도가 정확해지고 회전도 제대로 된다"고 말했다.

장타자 중엔 '스트롱(훅) 그립'을 하는 사람이 많다. 양용은도 2년 전까지는 스트롱 그립을 했다. 그러나 지금은 '뉴트럴(중립) 그립'을 한다. 그래도 장타만 펑펑 날린다.

"골프 한두 번 치고 말 것 아니잖아요. 스트롱 그립을 하면 몇 번은 효과를 볼지 모르나 샷 일관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지요. 좀 멀리 보고 평균을 따진다면 뉴트럴 그립이 좋습니다. "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