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대학생 K씨는 등하굣길에 애플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 '합격수첩'을 즐겨 이용한다. 자투리 시간에 국어 한국사 행정학 등 시험 과목별 기출문제를 풀 수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에는 0.99달러를 주고 사회복지학 개론 기출문제를 별도로 다운로드 받기도 했다.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교육용 앱 시장이 커지고 있다. 휴대폰에 담긴 앱을 가지고 영어 등 어학 공부를 하거나 자격증 준비를 하려는 사람들이 앱 마켓의 '큰손'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인사이트미디어가 출시한 공무원 기출문제 모음집 '공무원 합격 수첩'은 현재 누적 다운로드가 5만건에 달한다. 합격수첩을 제작한 인사이트미디어의 김동환 서비스기획팀장은 "대입 수학능력시험과 행정 · 사법 고시 관련 앱도 개발이 완료돼 앱스토어에 선보일 예정"이라며 "다양한 영역의 수험생들을 위한 콘텐츠를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용 앱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끄는 품목은 영어 단어 학습용 앱이다. 별다른 조작이나 학습과정을 요구하지 않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우선순위 단어장' 앱의 경우 3월26일 출시 이래 20만명가량이 내려받았다. 40일 사이에 전체 아이폰 이용자의 3분의 1이 이용한 셈이다. 앱 제작사인 참텔레콤 측은 "유료 버전으로 나온 우선순위 단어장 세 가지를 모두 합해 수천 건에 불과할 정도이지만 앞으로 시장이 점점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40여종의 교육용 앱과 전자 책을 내놓은 모바일트리거의 노호선 기획팀장은 "전자책 시장이 활성화되기 전에 당분간 어학용 콘텐츠가 인기를 끌 것"이라며 "스마트폰은 책이나 MP3플레이어와 달리 음성과 화면이 같이 나와 다양한 형태로 콘텐츠를 꾸밀 수 있어 학습자 입장에서 이용가치가 높은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앱 시장은 교육 관련 벤처기업에도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 주고 있다. 유료 앱 시장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퍼펙워드'의 제작사 이케이잉글리시가 대표적이다. 이케이잉글리시는 학원강사 회사원 등 어학에 관심이 많던 5명이 지난해 2월 창업했다. 퍼펙워드의 가격은 8.99달러로 앱스토어에서 가장 비싼 앱 가운데 하나지만 4월3일 출시 이후 2주 만에 1만명이 다운로드를 했다. 유영배 이케이잉글리시 공동 창업자는 "이 정도로 반응이 뜨거울지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기존 어학출판사들도 앱 시장 공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YBM시사닷컴은 7월까지 'YBM 토익 실전모의고사'를 비롯해 14종의 앱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또 YBM시사닷컴이 운영하는 e4u 사이버어학원의 인기 강좌를 스마트폰에서도 제공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YBM시사닷컴이 지난해 출시한 'YBM영한영 사전'은 16.99달러라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누적매출이 130만달러(15억원)에 달한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