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골프에서도 ‘져주기’가 있을까.존재한다면 옳은 일인가,스포츠맨십에 어긋나는 일인가.미국 대학골프계가 ‘져주기 논란’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당사자는 미국 세인트 프랜시스대의 골프선수 그랜트 와이박이다.미국 스포츠전문 사이트 ‘ESPN 닷컴’에 따르면 와이박은 최근 열린 미국 시카고지역 대학체육컨퍼런스 골프 개인전 결승 연장전에서 올리벳 나자린대의 세스 도란을 맞아 고의로 져 준 것이 밝혀졌다.와이박은 티샷을 일부러 OB로 보내 더블 보기를 기록하면서 파를 잡은 도란에게 개인전 타이틀을 넘겨주었다.도란은 개운치 않은 승리 덕분에 미국대학간체육협회(NAIA) 결승에 나갈 수 있게 됐다.

와이박은 경기가 끝난후 6일(현지시간)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나는 도란이 지난 몇 년을 기다린 것을 알고 있다.어차피 내가 져주어도 다른 선수가 피해를 보는 일은 없기 때문에 그렇게 했다.우리 팀과 코치에게도 미리 말을 했다.”라고 ‘져주기’를 시인했다.

와이박은 소속 팀이 시카고지역 대학체육컨퍼런스 골프 단체전에서 우승하는 바람에 이미 NAIA 결승 진출권을 따놓은 상태였다.따라서 개인전 결승 승부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그 반면 상대인 도란은 개인전 결승전에서 이겨야만 NAIA 결승에 나갈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상대선수를 위해 ‘선의’로 양보한 것이다.

와이박이 고의로 져주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미국 골프계와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와이박의 행동에 대해 ‘스포츠맨십을 보여준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일부러 져주어 상대가 올라가게 한 것은 잘못된 일’이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