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코스피 지수가 유럽발(發) 악재 여파로 4거래일째 하락하며 1650선 아래로 밀려났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7.21포인트(-2.21%) 내린 1647.50에 장을 마쳤다. 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1650선을 밑돈 것은 지난 3월16일 이후 처음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급락으로 인해 코스피 시장의 시가총액은 전날보다 20조351억원이 증발했다.

이는 그리스 재정위기 문제 해결 과정이 지연되면서 외국인들의 위험자산 회피 경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유럽발 재정위기 우려로 단기적으로 외국인들의 매도 기조가 좀 더 이어질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 현물 시장에서 1조2397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한국거래소가 외국인 매매 집계를 공식화한 이후 최대치다. 외국인은 전기전자, 금융, 운수장비 업종을 중심으로 매물을 쏟아내며 4거래일 연속 '팔자'세를 이어갔다.

유럽 재정위기 문제가 추가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며 다음주 주초반에는 지수 조정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경기회복 기조 등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비춰, 저점매수 시기를 노릴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세계 경기 회복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고, 아직 남아있는 각국의 경기부양책과 각국의 공조에 따른 유럽문제 해결 전망 등에 보다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분석이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현재 코스피 지수 1630선 수준에서 형성된 200일선이 1차 지지선으로 판단되고, 심리선인 1600선이 2차 지지선이 될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 추가적으로 지수가 하락한다면 저점매수 시기를 가늠하는 데 초점을 둬야한다"고 조언했다.

단기 투자자의 경우 제약·통신·음식료 등 방어주에 관심을 가져볼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중장기 투자 관점에서는 이번 조정장에서 가격 부담이 덜어진 IT(정보기술),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에 관심을 가지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도움말 주신 분=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