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디자이어’ 출시·KT ‘넥서스 원’ 도입 가능성 높아

HTC의 형제폰 ‘넥서스 원’과 ‘디자이어’가 각각 KT와 SK텔레콤을 통해 한국 시장에서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디자이어가 SK텔레콤을 통해 오는 10일부터 공식적인 판매에 들어갈 예정인 가운데 넥서스 원도 최근 국내 전파인증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넥서스 원의 전파인증이 출시를 염두에 둔 KT의 요청에 의한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아이폰 출시 이후 이렇다 할 후속 스마트폰이 없는 KT가 SK텔레콤의 물량공세에 대항할 카드로 넥서스 원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다.

KT는 그러나 넥서스 원 출시여부에 대해 아직까지 확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KT관계자는 “전파인증은 제조사가 알아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KT와는 관련이 없다”면서 “넥서스 원 출시 여부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넥서스 원이 만약 KT를 통해 국내 시장에 출시된다면 스펙과 디자인 면에서 거의 유사한 디자이어와의 동일한 포지션을 갖게 된다.

두 모델 모두 퀄컴스냅드래곤 1GHz 프로세서에 안드로이드OS 2.1버전을 탑재하고 3.7인치 화면을 장착했다. 500만 화소 카메라, 블루투스, GPS 등의 기능을 지원하는 점도 유사하다.

다만 넥서스 원은 구글에서 주문 제작한 OEM방식의 제품이고, 디자이어는 HTC의 자체 모델로 자사의 고유한 센스UX(사용자경험)를 적용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HTC 측은 이에 대해 “넥서스 원은 구글 모델에 가깝고, 디자이어는 HTC만의 고유한 모델로 SK텔레콤을 통해 독점적으로 공급된다”며 다소 선을 그었다.

SK텔레콤 역시 “디자이어는 넥서스 원보다 훨씬 발전된 모델”이라며 “넥서스 원은 HTC에서 제조만 했을 뿐 해외 출시에 대한 부분은 구글이 결정하는 일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후속작인 디자이어가 출시되는 상황에서 넥서스 원의 도입은 시기적으로 다소 늦지 않았느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넥서스 원은 이미 올 1월 해외에서 출시된 지 4개월 여가 지났고, 디자이어의 경우 글로벌 출시와 동일하게 한국 시장에 나오는 것이다.

이에 대해 KT한 관계자는 “아이폰도 미국에서 출시된 이후 몇 개월이 지나 국내에 도입됐지만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왔다”면서 “넥서스 원 또한 첫 번 째 구글폰이라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만약 KT가 이를 도입한다면 충분한 메리트가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