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發) 악재로 국내증시가 속락하고 환율이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악재의 핵심인 유로존 위기가 더이상 확산하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오히려 이번 조정으로 코스피지수 주가수익비율(PER)이 9배 초반으로 낮아진 만큼 저가 매수기회로 삼을 것을 주문했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6일 "유럽발 재정위기가 절대 규모상 액수도 크고 유럽 국가들의 공조를 통한 수습이 지연되고 있어 코스피지수 방향 전환의 방아쇠 역할을 할 것"이라며 "다만 유럽 재정위기 문제가 심각한 수준으로 추가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코스피지수가 속락하고 있는 것은 그리스 등 일부 국가의 재정위기가 유로존 전체로 급격히 확산될 것이란 시장의 우려 때문"이라며 "하지만 이번 사안이 미국과 중국 등 세계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훼손할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김 팀장은 "오히려 이러한 유로존 문제가 불거지면서 최근 부각된 글로벌 출구전략 조기시행 의견이 퇴보하고 당분간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는 긍정적 효과도 예상된다"면서 "코스피지수 1600선대는 자산배분의 변곡점이 될 수 있는 만큼 주식비중을 늘리고 채권 비중을 줄여 나가는 전략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성영 현대증권 수석연구원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글로벌 정책공조가 원만하게 진행돼 왔기 때문에 이번 유로존 위기도 추가로 확산될 여지는 크지 않다는 판단"이라며 "오는 7일 독일 의회의 그리스 지원안건 표결이 단기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 연구원은 또 "위험회피 현상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지만 오히려 한국 국가신용등급은 상향 조정된 만큼 상대적으로 유럽보다 튼튼한 국내로 해외증시 자금들이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지난 1분기 기업실적도 양호했고 코스피지수 주가수익비율(PER)이 이번 급락으로 9배 초반으로 낮아진 만큼 지금이 저가 매수기회라는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조병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독일 지방선거, 영국 총선 등 정치적 이벤트가 마무리되면서 유럽 재정위기 이슈가 해결되는 계기가 마련, 주식시장이 다시 상승 모멘텀(계기)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조정을 저가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유럽 재정위기 이슈는 국지적인 문제로, 세계적으로 그 여파가 추가 확산될 여지가 낮다는 게 조 센터장의 분석이다.

유럽의 '빅브라더'인 독일이 지방선거 이후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선다면 유럽 국가들의 공조를 통해 문제가 완화, 머지않아 증시가 모멘텀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기존 주식 보유 투자자라면 현 시점에서 투매에 동참하는 것은 심사숙고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 조정을 거치는 동안 IT(정보기술), 자동차, 화학, 소재, 운송 업종의 대형주를 중심으로 저가매수 기회를 찾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