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간 회담을 앞두고 "중국은 김 위원장에게 도발적인 행동을 중단토록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김 위원장 방중 이후 한국 언론을 통해 내놓은 미국의 첫 공식 반응이어서 주목된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4일(현지시간) 한국경제신문이 김 위원장 방중과 관련한 미국 입장을 묻는 서면 질의에 이 같은 내용의 답변을 보내왔다. NSC가 민감한 외교 현안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한국 언론에 전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NSC는 '북한이 천안함 공격의 배후로 여겨지는 민감한 시기에 중국이 김 위원장을 초청한 데 대한 미국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우리는 베이징이 그(김 위원장)에게 북한으로 하여금 국제적인 의무를 준수하고,이웃 국가에 대한 도발적인 행동(provocative behavior)을 중단토록 강력한 메시지(strong message)를 전달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NSC는 "중국은 북한에 가해진 가장 강한 (유엔의) 핵 비확산 제재에 동참하고 이행하는 데 협력해 왔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북 · 중 회담에서 천안함 사태를 염두에 두고 북한을 강하게 압박할 것을 기대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이 후 주석과 회담에서 북핵 6자회담 복귀를 선언할 경우 미국 정부가 이를 수용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NSC는 "우리는 북한이 비핵화를 위해 되돌릴 수 없을 정도의 조치를 취하고,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1874호를 포함한 국제법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해 왔다"고 재확인하는 선에서 답했다.

NSC는 국가안보와 외교문제를 다루는 대통령 직속의 최고기구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의장이며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클린턴 국무장관,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정례 멤버로 참석한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