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전문점은 여성들의 '로망'이다. 직장 여성은 물론 전업주부들 사이에도 아이스크림 가게를 운영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 대형 빌딩 내 아이스크림 매장의 경우 건물주 친인척이 아니면 꿈도 꾸지 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떼돈'을 버는 창업 아이템으로 꼽힌다.

올 들어 창업시장 침체 속에서도 아이스크림 전문점은 꾸준히 늘고 있다. 요즘 주요 프랜차이즈 본사에는 가맹점 개설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국내에 배스킨라빈스 매장이 첫선을 보인지 24년이 지났지만 당분간 성장세가 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정해용 구스띠모 대표는 "프리미엄급 아이스크림 전문점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단계여서 지금보다 시장이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배스킨라빈스 vs 후발 업체

1986년 배스킨라빈스가 한국에 진출하면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전문점 시장이 생겨났다. 3~4년 전부터 천연과일을 원료로 쓰는 저지방의 젤라또 아이스크림 브랜드들도 잇따라 들어와 선두 배스킨라빈스를 추격하는 양상이다.

SPC그룹에서 운영하는 배스킨라빈스는 다양한 메뉴와 브랜드파워를 배경으로 24년째 정상을 지키고 있다. 매장 수는 현재 850개에 달하며,연말까지 900호점을 넘길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현재 2200여개인 파리바게뜨 수준까지 갈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시장의 웰빙 트렌드에 힘입어 이탈리아 정통 아이스크림인 '젤라또' 브랜드들도 최근 매장을 급속히 늘리고 있다. 젤라또는 과일 등 천연 원료를 사용해 맛이 신선하고 유지방 함유량이 10% 선으로 낮은 게 특징이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해태제과에서 운영하는 '빨라쪼'와 서울 압구정동에서 출발해 전국 브랜드로 성장한 '구스띠모'다.

올해로 130주년을 맞은 이탈리아 로마의 정통 '빨라쪼 델 프레또' 브랜드를 들여온 빨라쪼는 최근 서울 파이낸스센터,서울 스퀘어,인천공항 등 대형 건물에 매장을 내면서 공격적으로 가맹점을 확대하고 있다. 빨라쪼를 운영하는 송준형 피디에프코리아 대표는 "서울 강북과 지방을 집중 공략,현재 55개인 점포를 연말까지 150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콜드스톤'도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창업설명회를 열고 가맹점을 모집 중이다. 이미선 CJ푸드빌 마케팅부장은 "춘천 전주 통영 등 지방 도시에서 개설 요청이 부쩍 늘고 있다"며 "현재 79개인 매장을 연말까지 100개 이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직영 매장을 열었던 구스띠모도 '명품 아이스크림'을 내걸고 국내외에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정 대표는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아이스크림 브랜드로 키울 것"이라며 "현재 27개인 매장을 연말까지 50개로 늘리고 장기적으론 150호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지난해 싱가포르에 해외 1호점을 개설했다.

◆브랜드와 상권 선택이 키포인트

서울 중구 태평로에 있는 서울파이낸스센터 지하 1층의 빨라쪼 가맹점주인 김찬주씨(41)는 7년째 아이스크림점을 운영하는 베테랑이다. 소형 브랜드로 6년 동안 아이스크림점을 하다 지난 3월 빨라쪼로 바꿔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그는 "파이낸스센터의 경우 세계 각국의 금융회사가 입주해 글로벌 브랜드가 장사가 잘 될 것 같아 리모델링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20㎡ 규모의 아이스크림 전문점 개설을 위해 1억여원을 투자했다. 순이익을 물어보자 김씨는 "계절별로 차이가 있지만 월 평균 500만~700만원 선"이라고 귀띔했다.

아이스크림 전문점 창업의 가장 중요한 성공 요건은 입지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김씨도 "유동인구가 많은 목 좋은 매장을 찾는 게 키 포인트"라고 조언했다. 아이스크림 소비가 충분하게 일어나는 대규모 주거단지나 대학 및 학원가,시내 중심 상권에 입점하는 게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초기 투자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카페형이나 테이크아웃형 등 점포 형태와 브랜드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50~66㎡ 기준으로 대략 1억~1억5000만원이 들어간다. 여기에 점포비를 합하면 2억~3억원 정도를 준비해야 한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성수기와 비수기가 나뉘기 때문에 계절에 따른 매출 편차가 존재한다"며 "커피 · 케이크 등을 함께 팔아 비수기에도 매출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