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상금 950만달러에 우승상금 171만달러(약 19억원).상금도 많지만 출전 선수들의 면면이 화려해 남자골프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미국PGA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이 6일 오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코스(파72 · 7220야드)에서 열린다. 세계 톱랭커들이 총출전하는 이 대회에 골프팬들의 이목이 쏠려 있다.

◆미켈슨,우즈 제치고 1위 올라설까

최대 관심은 세계랭킹 1,2위의 '라이벌' 타이거 우즈(35)와 필 미켈슨(39 · 이상 미국)의 대결이다. 우즈와 미켈슨의 랭킹포인트 차이는 1.51점.이 대회에서 미켈슨이 우승하고,우즈가 5위 밖으로 밀려나면 미켈슨이 1위 자리에 오른다.

우즈는 2005년 6월12일 이후 258주 연속 랭킹 1위를 지켜왔다. 그러나 최근 컨디션이 심상찮다. 지난주 퀘일할로챔피언십에서는 프로 데뷔 후 여섯 번째로 커트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4일 연습라운드 때는 나인(9)홀에서 볼 5개를 물에 넣어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우즈는 2001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으나 이후 10위 안에 든 것은 지난해(8위)뿐이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우즈의 '생애 첫 두 대회 연속 커트탈락'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반면 미켈슨은 최근 마스터스 우승,퀘일할로챔피언십 2위 등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대회에서는 2007년 우승한 바 있다. 미켈슨은 어니 엘스,비제이 싱 등 우즈와 라이벌을 형성했던 경쟁 선수들이 한때 세계랭킹 1위에 올랐으나 자신은 1위에 오른 적이 없다는 점을 의식하고 있다.

◆17번홀의 희생양은 누구일까

17번홀은 길이 137야드의 파3홀이다. 거리는 짧지만 그린 사방이 워터 해저드이고 수시로 바람이 불어 선수들의 발목을 잡는다. 2005년 대회에서 봅 트웨이는 볼을 물에 네 번이나 빠뜨린 끝에 이 홀 역대 최고타수인 12타를 기록했다. 프레드 펑크는 2001년 대회에서 5퍼트로 홀아웃한 악몽을 갖고 있다. 우즈도 지난해까지 이 홀을 48차례 거쳐갔지만 토털 스코어는 12오버파다. 버디는 4개 잡았을 뿐이다.

그린 넓이가 372㎡(약 112평)로 작기 때문인지 해마다 이 홀에서 볼을 물에 빠뜨리는 선수들이 많다. 2003년 이후 모두 363개의 볼이 물속에 들어갔다. 연평균 52개꼴이다. 지난해에는 나흘 동안 32개의 볼이 워터 해저드로 사라졌다. 오거스타내셔널GC의 12번홀,페블비치GL의 17번홀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파3홀'로 꼽히는 이 홀을 무사히 통과하지 못하면 우승도 바라볼 수 없다.

◆양용은,3연속 '톱10' 진입할까

한국 골퍼 중에서는 양용은(38)과 최경주(40)의 성적이 주목된다. 특히 양용은은 최근 3주 동안 중국 · 한국 '원정'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가 치르는 첫 대회다. 양용은은 지난해 8월 US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후 지난달 마스터스골프토너먼트에서는 공동 8위를 차지했다. 아시아 골퍼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대회에서 연속 10위 안에 든 것이다. '메이저급'인 이번 대회에서도 '톱10'에 진입하면 세계 톱랭커 대열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양용은은 처음 출전한 지난해에는 커트탈락했다.

이 대회 후 한국에서 SK텔레콤오픈에 출전하는 최경주도 우즈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마스터스 샷'을 보여줄지 관심거리다.

한편 제이 하스(56)-빌 하스(28)는 대회 사상 처음으로 '부자'(父子)가 같은 해에 동시 출전한다. 재미교포 앤서니 김(25 · 나이키골프)은 손목 부상이 도져 불참하기로 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