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회원권, 넉달째 내림세
골프회원권 가격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골프 시즌이 다가왔는 데도 회원권 시장에서는 한숨만 새어나온다. 거래는 가뭄에 콩나듯 이뤄지고,시세 상승은 좀처럼 찾기 힘들다. 연초부터 내림세가 4개월이나 지속되고 있다.

골프회원권 거래는 봄 시즌 전에 활발히 이뤄지고,시즌에 들어서는 줄어드는 게 일반적인 패턴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이 같은 추세도 없어졌다.

이상기후와 경기침체,천안함 사고,공직자 골프금지령 등으로 연초부터 거래가 극히 부진했고 시세도 뚝뚝 떨어졌다. 2월20일께 반짝 상승세를 보였으나 이내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러한 추세는 기온이 높아진 5월 들어서도 나아지거나 반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3일 에이스회원권거래소에 따르면 수도권 골프장 가운데 시세가 지난 2월 고점 대비 10% 이상 떨어진 곳은 23개나 된다. 안성베네스트 한성 비에이비스타 라데나 프리스틴밸리CC 등의 시세 하락폭이 컸다.

또 가평베네스트GC는 2개월 새 1억8000만원이나 떨어졌고 남촌(1억원) 렉스필드(8000만원) 프리스틴밸리(5500만원) 아시아나(5000만원) 서울(4800만원)CC 등도 하락폭이 컸다.

초고가 회원권 가격이 많이 떨어진 것은 매도 물량은 느는 데 반해 매수자가 드물기 때문이다. 다만 몇몇 종목은 최근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난티클럽서울은 전면적인 코스 개조 후 재개장한 덕분에,88CC는 매각설이 나도는 뉴서울CC 대체 골프장으로 각광받으면서 매수세가 조금씩 유입되는 양상이다.

골프회원권 시세가 자꾸 내리는 것은 수급 균형이 깨졌기 때문이다. 우선 신규 분양 물량이 폭주하고 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는 올해 개장하는 골프장이 연간으로 역대 최다인 40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연말에는 전국 골프장이 400개에 육박한다는 얘기다.

입회금 반환과 관련해 일부 골프장들의 '도산설'도 나돌고 있다. 입회금은 시세가 상승하면 별 문제가 없다가도 시세가 분양가보다 낮아질 경우 회원들이 골프장에 반환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점이 불안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최근 SK가 제주 핀크스GC를,무주리조트가 충남 당진의 퍼블릭 파인스톤CC를 인수한 것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긍정적인 요인도 거론된다. 최악의 경기침체 국면이 지나 법인회원권의 매수세가 살아날 수 있다는 점,현재 공사 중인 곳을 제외하면 앞으로 수도권에서는 추가 공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은 호재로 인식된다.

송용권 에이스회원권거래소 기획실장은 "시중의 부동자금이 골프회원권 시장으로 유입되기 위해서는 골프회원권의 안정성과 투자가치에 대한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며 "수요자의 투자심리 회복이 시세 반전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