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는 물론 대부분의 건물들이 친환경 건축을 내세우면서도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열교환기 설치의무화 조례 제정 등에는 소극적입니다.EU 등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시행하고 있는 건물의 에너지 고효율 설비 설치를 의무화해 환경에너지 절감에 나서야합니다.”
부산 강서구 녹산공단 내에 위치한 공조시스템 전문기업인 서번산업엔지니어링 정용환 대표는 4일 “저탄소 녹색성장 사회를 위해 대체에너지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더 중요한 것은 에너지를 절약하는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사회적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에너지 효율을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열교환기를 설치하도록 에너지 사용계획서 제출 대상 건물을 확대하고 의무화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공공건물의 경우 모든 건물이 에너지 사용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며 민간건물은 연간 2000TOE(석유환산톤·1석유환산톤은 석유 1t을 연소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이상 에너지 사용건물로 대상을 확대,의무화해야 한다는 것이다.공공건물이 연간 2500TOE 에너지 또는 1000만㎾를 사용하는 경우(의무)나 민간건물의 경우 5000TOE에너지 또는 2000㎾를 사용하도록 하는 현재 규정으로는 대부분의 건물들이 효율성을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부산영어학교인 글로벌빌리지와 동아대 의료원,삼성암센터와 성북구청,부산시립미술관 등에 열교환기가 설치돼 연간 수십톤 이상의 이산화탄소 감축은 물론 2∼3년 정도 지나 투자비도 회수된 것으로 분석됐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정사장은 “잠실 제2롯데월드의 판매시설의 경우에 로터 열교환기를 적용하면 1대당 연간 3500만원의 난방에너지를 절감하는 것으로 분석돼 전체적으로는 2만· 이상의 이산화탄소 감축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 환경도 지키고 1년 정도만 가동해도 설치비를 회수할 수 있을 정도로 경제적 효과도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부분의 건물들이 열교환기가 없어 환기과정에서 냉난방에너지가 외부로 유출되면서 그만큼 에너지를 잃게 되는 점을 안타까워했다.“열교환기를 설치하면 실내에 공급되는 공기와 밖으로 배출되는 공기를 교환시키면서 배출되는 공기에 포함된 냉반방 에너지를 공급,활용할 수 있습니다.겨울에는 외부의 차가운 공기가 열교환기를 통과하면서 데워지고,여름에는 외부의 더운 공기가 식혀져서 실내로 유입돼 버려지는 냉난방 에너지의 70%를 회수해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 절감 방식을 활용해야 할 것입니다.”
독일과 스웨덴 등 유럽지역에선 법적으로 열교환기 설치를 강제하고 있지 않다.하지만 30년 전부터 에너지 효율성을 높인다는 이유로 열교환기를 적극적으로 설치해오고 있다.독일과 스웨덴 등 유럽국가들이 적극적이다.독일의 경우 고층복합주거시설과 학교,인쇄공장,대학도서관,행정청사,연구소 업무용 건물 등에 주로 설치되고 있다.
정사장은 “일부 공공청사들과 쇼핑센터 등은 자발적으로 열교환기를 설치하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아직 많은 건물들이 열교환기 설치 등을 기피하고 있어 에너지 절감정책이 겉돌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보면 열교환기 설치 의무화가 에너지 절감은 물론 실내 공기질을 개선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인 만큼 정책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