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도 전문가들도 이에 대한 평가에서는 매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진징이 베이징대 교수(사진)는 김 위원장의 방중에 대해 "민감한 시기라 뭐라 말하기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중국과 북한 간에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 그런 (현안) 문제들을 논의하지 않겠는가"라고 전망했다. 진 교수는 "꼭 천안함 사태만이 문제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최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천안함사태에 대해 중국은 매우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며,북한을 압박하는 게 사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던 것과 관련,"(지금도) 크게 다를 것이 없다고 본다. 다만 지금은 매우 민감한 시기인 만큼 그렇게 직설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차오후지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黨校) 교수도 김 위원장의 방중 배경과 목적 등에 대해 "지원이 필요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더이상 언급을 자제했다.

차오밍 홍콩 중국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중국은 고분고분하지 않던 북한을 길들일 수 있는 확실한 찬스를 잡았다"며 "중국으로서는 경제원조는 물론 천안함 사태에 대한 태도를 통해 북한에 대해 6자회담의 복귀를 촉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중국은 미국처럼 북한을 직접적으로 압박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열쇠는 북한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 모대학 교수는 "북한이 상당히 다급한 마음에서 중국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은 동북아정세를 유리하게 조성하는 동시에 북한을 영향력 아래 묶어둘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에 대해 무조건적인 지원은 곤란하다는 시각이 존재하며 북한이 중국을 만족시킬 수 있는 계획을 밝히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