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조커로서 아시아 최다골 기록을 달성한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통해 '반지의 제왕'으로 우뚝 섰고, 2006 독일월드컵에서 '베테랑 투혼'을 발휘했던 안정환(34.다롄 스더)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도 '특급 조커'의 진수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안정환은 30일 허정무 대표팀 감독이 발표한 축구대표팀 30명의 예비명단에서 스트라이커 부문에 박주영(모나코), 이근호(이와타), 이동국(전북), 정성훈(부산), 이승렬(서울) 등 후배들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허정무 감독은 이번에 발표한 30명의 예비명단에서 7명을 제외한 뒤 23명의 최종 엔트리를 국제축구연맹(FIFA)에 전달하게 된다.

올해 34살이 된 안정환으로선 주전 공격수의 역할보다는 후반전에 전세를 바꿀 수 있는 특급 조커로 활용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대표팀의 주전 구도를 볼 때 박주영-이근호 투톱이 유력하고 이동국과 안정환이 그 뒤를 받쳐주는 백업 스트라이커로 활약할 전망이다.

비록 백전노장 대열에 들어섰지만 안정환의 경쟁력은 아직 뛰어나다.

위기 상황에서 한 방을 터트려줄 수 있는 천부적 재질을 타고나서다.

허 감독이 예비명단에 안정환을 포함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안정환은 2002년 한일월드컵 때도 미국과 조별리그 경기에서 헤딩 동점골로 팀을 패배에서 구했고, 이탈리아와 16강에서 헤딩 골든골로 한국의 8강 진출을 이끌었다.

2006년 독일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토고전에서도 1-1로 비기고 있던 후반 27분 중거리포로 결승골을 터트리며 한국의 역대 월드컵 첫 원정 승리의 기쁨을 안겨줬다.

안정환은 두 차례 월드컵을 치르면서 3골을 터트려 이미 은퇴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스트라이커 알 자베르의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알 자베르는 1994년 미국 월드컵과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한 골씩을 터트렸고,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골 맛을 보면서 3골을 기록했다.

안정환과 알 자베르는 아시아 선수 월드컵 최다골 동률이지만 안정환으로선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 나설 공산이 커진 만큼 역대 아시아 선수 최다골 기록자로 우뚝 설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안정환은 지난 25일 치러진 중국 프로축구 정규리그 5라운드 경기에서 정해성 코치가 지켜보는 가운데 1골 2도움의 활약을 펼치면서 '노장 투혼'의 진수를 보여 대표팀 코칭스태프에 신뢰를 듬뿍 안겨줬다.

하지만 안정환은 겸손했다.

안정환은 매니지먼트사인 모로스포츠(대표 정재훈)를 통해 "축구대표팀에서 믿음을 줘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최종엔트리 23명에 들려고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