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내달 선거를 앞두고 막판 공세에 주력하고 있는 영국 총리가 유권자를 비하한 자신의 말실수가 선거 결과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9일 파이낸셜타임스와 더타임스,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집권 노동당의 고든 브라운 총리는 “(본인이) 한 유권자에게 부적절한 말을 한 것은 사실이나 다음달 6일 실시되는 선거에서 노동당이 또 집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총리는 “유권자들이 내 어설픈 언행을 너그럽게 넘기고 대신 국정 수행능력 등에 초점을 맞춰 판단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노동당과 보수당,자유민주당 등 3당 당수들은 금일 밤 선거 전 마지막 TV토론에 출연한다.

그는 28일 잉글랜드 북부 로치데일을 방문해 선거운동 내내 본인을 따라다닌 한 유권자를 ‘고집불통 여성(bigoted woman)’이라고 지칭해 구설수에 올랐다.질리언 더피(65)라는 이 여성은 이날 총리를 쫓아다니며 경제 현안과 이민자 대책,범죄 문제 등을 자세히 물었고 총리는 더피와 헤어진 뒤 차량에 올라타 무선 마이크 핀이 셔츠에 꽂혀 있는 줄 모르고 “끔찍했다.그녀와 마주치치 않았어야 했다”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사건이 커지자 브라운 총리는 더피의 자택을 방문해 사과했으며 “때론 말실수를 하게 되고 이를 바로잡아야 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브라운 총리의 말 실수로 연금 생활자들이 이번 선거에서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보수당과 자유민주당 등은 총리의 발언을 강도 높게 비난하며 정치적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닉 클레그 자유민주당 당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본인과 의견이 다르다고 상대를 모욕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