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피스 블라우스 안팔리고 가죽재킷 점퍼류 인기

최근 이어지고 있는 이상저온 현상은 소비 생활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유통 매장에서는 봄 날씨에 맞는 옷이 안 팔리고 추울 때 즐겨 찾을 만한 패션 상품이나 식품 등의 매출이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5월을 코 앞에 두고도 낮 최고기온이 10도 안팎에 머물 정도로 쌀쌀한 날씨가 소비자들의 의(衣)ㆍ식(食) 생활을 바꾸고 있는 셈이다.

28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에서는 최근 품목별 의류 매출에 변화가 생겼다.

소비심리가 회복되면서 전반적으로 의류 매출이 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따지면 품목별로 뜨는 제품과 지는 제품이 예년 경향과 달라졌다는 것이다.

여성 의류의 경우, 봄옷을 상징하는 얇은 소재의 원피스나 블라우스 등의 판매량은 떨어졌다.

롯데백화점에서 지난해 인기 아이템으로 꼽혔던 쉬폰 원피스는 일부 브랜드의 경우 이달 들어 판매율이 30%에 머무르고 있다.

작년 같은 기간 판매율이 70~80%에 달했던 것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반면 이른바 겨울성 봄 의류인 `트랜스포머형' 제품이 잘 팔린다.

겨울철 옷을 다시 입기는 꺼려지지만 봄옷을 입기에는 추운 날씨 때문에 후드나 조끼, 안감 등을 탈부착할 수 있는 사파리나 점퍼류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이 백화점이 이달에 직매입한 트랜스포머 의류들은 출시 20일 만에 50% 이상 팔려나갔고 의류 브랜드 보니알렉스의 제품 중 소매 길이가 조절되는 점퍼의 판매율은 65%에 달하고 있다.

보통 3월 말이면 매장에서 철수하는 가죽 재킷도 때 아닌 인기를 얻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달 들어서도 가죽재킷을 계속 판매하고 있으며 올해 들어 최근까지 매출도 작년보다 38% 가량 신장했다.

의류가 아닌 상품들 중에도 겨울에 제격인 제품들이 아직도 각광을 받는 현상이 나타난다.

인터넷쇼핑몰 옥션에서는 이날 현재 겨울철 간식으로 꼽히는 군만두가 전체 판매 상품 인기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쌀쌀한 날씨에 몸을 녹여주는 무릎담요도 최근 3일간 하루 평균 100개씩 팔려 나가며 작년 이맘때에 비해 무려 2배 이상 매출이 늘어났다.

두꺼운 재질의 수면용 양말도 최근 판매량이 갑작스레 늘고 있다고 옥션 관계자는 전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날씨 때문에 봄 상품의 비중을 일부 줄이고 겨울에 인기가 있던 제품을 계속 매장에 진열하고 있다"며 "이상저온이 하루 이틀에 그치지 않고 계속되면서 매장에도 변화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