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가정의 달'을 맞아 부모 및 자녀와 함께 공연을 보는 것은 멋진 선물이다. 부모님을 위한 효 콘서트에서 어린이 맞춤형 발레 · 클래식 · 뮤지컬까지 차림상도 다채롭다.

◆국악 · 트로트 · 연극 풍성한'효 잔치'

명창 김영임이 데뷔 35주년 기념 앨범에 수록된 신곡과 우리 귀에 익숙한 민요들을 새롭게 편곡해 들려주는 무대를 마련했다. 의정부시립무용단,KBS민속반주단 등 총 120명이 출연한다. '애모''너무합니다' 등으로 잘 알려진 가수 김수희는 '효 콘서트-어머니'를 공연한다. 히트곡을 따라 부르며 '한오백년''사의찬미' 등 우리 고유의 가락도 즐길 수 있다.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는 15년 만에 부산에서 디너쇼를 연다. 방송인 김동건씨의 사회로 '동백아가씨''섬마을 선생님' 등 친숙한 곡들이 이어지고 지난달 타계한 작곡가 박춘석을 추모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남진도 '데뷔 45주년 기념 Again 1965' 디녀쇼를 개최한다. 1965년 '서울 플레이보이'로 데뷔해 '마음이 고와야지''님과 함께''그대여 변치 마오'등을 연달아 히트시켰던 그가 구수한 입담과 함께 열정적인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경희궁에서 즐기는 국내 창작 뮤지컬 '대장금'은 중종을 시료하는 의녀로 성장하는 장금이의 일생을 다루고 있다. 한류 열풍의 주역인 TV드라마를 모티브로 했지만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현대적인 음악이 색다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1996년 방영됐던 노희경 작가의 TV드라마를 연극무대로 옮긴 작품.치매에 걸려 걸핏하면 머리채를 휘어잡는 시어머니와 집안 일에 무관심한 의사 남편,바쁜 딸과 대입에 실패한 아들을 둔 인희가 갑자기 자궁암 말기 선고를 받으면서 가족과의 이별을 준비하는 내용이다.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수작이다.

◆자녀의 눈높이에 맞춘 공연

자녀가 만 3~4세 이상이라면 어린이날 선물로 평소 쉽게 접하지 못했던 발레와 클래식 공연을 고려해 볼 만하다.

19세기 클래식 발레 걸작 중 대표적인 희극인 '코펠리아'는 국립발레단의 전막 해설로 한층 이해하기 쉬워졌다. 공연 중간에 발레 마임을 직접 배워볼 수 있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즐기기에 제격이다. 청년 프란츠는 과학자 코펠리우스가 만든 코펠리아라는 인형을 사람으로 착각하고 이에 질투심을 느낀 약혼녀 스와닐다가 코펠리우스 박사의 연구실로 몰래 숨어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얘기다. 춤 동작과 마임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고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발레리노 이동훈이 해설자로 나선다.

서울발레단의 동화발레 '피노키오'는 목수인 제페토 할아버지가 마법 나무토막 인형 피노키오를 양자로 삼으면서 겪게 되는 여러가지 모험담을 그렸다. 화려하게 변신하는 무대세트가 집중력이 떨어지는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동화 같은 이야기에 귀에 익은 멜로디가 곁들여진 클래식 공연 '디토 카니발'은 보고 듣는 재미가 공존하는 연주회다. 지난해 '디토 페스티벌'을 통해 꽃미남 연주자 열풍을 일으켰던 디토 앙상블 멤버들이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등을 들려준다. 비올리니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은 영상 해설자로 참여한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엄마와 함께하는 국악보따리'를 준비했다. 국악을 접한 적이 없는 '산이'와 판소리로만 노래를 부를 줄 아는 '강이'가 로봇 친구 세로피와 함께 우리 가락을 배우는 과정을 그린 체험형 국악 공연이다. '진도 아리랑''우리집에 왜 왔니''아브라카다브라' 등 민요 · 가요를 국악으로 재해석했다. '신애라와 함께하는 예술의전당 어린이 음악회'에서는 탤런트 신애라씨의 해설로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등을 들을 수 있다.

국립국악원의 어린이날 특별공연 '오늘이'는 제주의 무속신화 '원천강 본풀이'를 바탕으로 국악,연극,춤을 접목시켰다. 학이 키운 아이 오늘이가 신이 되는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사랑의 참뜻을 깨닫게 된다. 한지 인형 만들기,전통 타악기 체험 행사 등은 온 가족이 참여해도 좋다.

문혜정/김주완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