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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닥 부실기업 '전시용 신사업'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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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퇴출 30社 중 18곳 신사업 만지작

    퇴출때까지 신사업 시작도 못하고 구체계획없이 '립서비스' 그치고
    사업 목적에 단순추가도 많아…재무상태·시너지효과 살펴봐야
    작년 12월 LCD(액정표시장치) 부품 제조업체인 CL의 주가가 급등했다. 신사업 진출 기대감이 부각되며 6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해 12월11일 940원이던 주가는 21일 2160원까지 뛰었다.

    그런데 사업 진출방식이 특이했다. 투자를 통해 사업분야를 개척하는 대신 다른 중소기업으로부터 통신기술 관련 특허를 현물출자 형식으로 제공받았다.

    회사 측은 출자된 특허권을 이용한 홈네트워크 인프라 기기 등 구체적인 신사업 영역까지 제시했다. 그러나 4개월 뒤,CL은 '감사의견 거절'로 한국거래소에서 상장폐지 결정을 받아 주당 35원에 정리매매 중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중 코스닥시장에서 상장폐지가 결정된 회사는 30개사다. 이 중 18개사는 작년 이후 신사업에 뛰어들었다 벽에 부딪혔다.

    일반적으로 상장기업의 신사업 진출은 호재로 평가받지만 한계기업은 다른 의미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사업 진출에 환호하며 주식을 매수했던 개인투자자들이 결국 상장폐지로 휴지조각이 된 주식을 움켜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CL의 사례에서처럼 뭔가 진행되는 경우는 그나마 양호한 편이다. 사업진출을 위한 재원마련이 안되다 보니 실제 진행되는 변화가 없더라도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해 대외적으로만 그럴 듯하게 보이는 '전시용'신사업을 내놓는 경우도 많다. IT회사인 포네이처가 단적인 사례다. 이 회사는 작년부터 언론 매체를 통해 캄보디아에서 복권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1500억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이며 현지에 대리점도 100여 군데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캄보디아 정부의 허가만 얻으면 된다며 늦어도 금년 초에는 시작될 거라던 사업은 결국 회사가 상장폐지될 때까지 시작되지 못했다.

    또 그럴 듯한 비전으로 포장한 신사업을 립서비스로만 알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달 부도 난 토종 의류업체 쌈지가 여기에 해당한다. 작년 9월 구조조정을 통해 의류부문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본격 진출하기로 하고,'순 산소 발생장치''폐기물 열분해 후 연료가스화 기기' 등 이름부터 생소한 사업내용을 발표했다. 하지만 신사업을 통해 4분기에는 흑자전환을 실현하겠다는 구상과 달리 회사는 최종부도에 직면했다.

    그도 저도 안되는 한계기업들은 사업계획조차 내놓지 못하고 단순히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방식으로 신사업진출을 발표하기도 한다. 에스피코프는 최종부도를 몇달 앞둔 지난해 12월29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사업다각화를 위해 축산물 유통 및 육류 가공을 사업목적에 추가한다'고 공시했다.

    소액투자자들이 이 같은 신사업 공시에 현혹되지 않으려면 투자하려는 기업의 '기본'을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병화 현대증권 스몰캡팀장은 "재무구조가 안 좋은 회사가 신사업에 뛰어든다면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오경택 동양증권 연구원은 "새로 진출하는 사업이 기존 영역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인지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26일 상장위원회를 열고 오페스,인젠,쏠라엔텍,단성일렉트론,해원에스티,엑스로드,보홍,하이스마텍 등 8개사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리매매는 28일부터 5월7일까지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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