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는 19세기 조계(租界)시대의 흔적과 마천루의 현대적 스카이라인이 공존하는 중국 최대의 경제도시다. 그러나 동서 5㎞에 걸쳐 뻗어 있는 난징루(南京路)와 그 남쪽의 화이하이루(淮海路) 주변에 관광명소가 모여 있어 천천히 산책하며 구경하기에 좋다.

상하이의 중심인 '와이탄(外灘)'에서는 조계시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1842년 아편전쟁에서 영국에 패한 중국이 난징조약에 따라 상하이를 포함한 5개 항구를 개방하자,유럽열강이 앞다퉈 진출해 거주지를 건설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됐다. 황푸강을 따라 조성된 산책길에 다양한 양식의 건축물이 늘어서 있다. 1920년대 지어진 중국은행 상하이 분점,런던의 빅벤과 비슷한 시계탑이 있는 상하이 세관,1927년 장제스 총통의 결혼식이 열렸던 팰리스호텔 등이 유명하다. 와이탄 일대는 밤마다 화려한 조명이 비쳐 낮과는 다른 경관을 연출한다. 와이탄에서 건너편 푸둥 지역을 보면 상하이를 대표하는 동방명주탑과 금무대하의 야경까지 감상할 수 있다. 와이탄 일대에 칵테일을 즐기며 쉴 수 있는 라이브 바가 많다. 황푸강 유람선 관광을 해볼 만하다.

'위위안(豫園)'은 예스러운 중국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곳.명나라 때인 16세기 중엽 쓰촨성의 관리였던 이가 부모를 기쁘게 하기 위해 꾸민 개인 정원이라고 한다. 화려하고 섬세한 조각들로 꾸민 건축물을 보며 골목길로 연결된 정원을 산책하다 보면 중국의 멋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다.

'신천지'는 유럽의 노천카페 거리 같은 분위기로 유명한 곳이다. 씽예루를 중심으로 남과 북으로 나뉘는데 북쪽은 식당가이며 남쪽에는 쇼핑 타운이 있다. 미술관,패션 · 액세서리 전문점 등이 있다. 유럽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외관과 분위기를 자랑하는 레스토랑과 카페도 많다.

상하이는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성지이기도 하다. 수많은 독립투사들이 피를 흘렸던 유적이 상하이와 주변 지역에 산재해 있어 아이들과 함께하는 역사교육 현장으로 알맞다. 시내 카페골목인 신천지 옆에 임시정부 청사가 있다.

조국의 광복을 위해 상하이 지역을 누비고 다녔던 김구 선생을 비롯한 독립투사들의 유물이 전시돼 있다. 루쉰공원 안의 윤봉길 의사 기념관은 윤 의사가 '도시락 폭탄'을 던졌던 현장이다. 윤 의사의 서필과 사진이 눈길을 끈다. 의거 당일 김구 선생과 맞바꿨다는 윤 의사의 시계도 볼 수 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