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자재 투기자금 사상 최대규모 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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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와 금속 등 국제원자재 시장의 투기자금 유입 규모가 이달 들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국 원자재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집계한 원유 선물옵션의 투기 순매수 포지션은 지난 9일 21만9천 계약으로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6일에는 휘발유 선물옵션의 투기 순매수포지션도 7만9천 계약으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투기 순매수 포지션이란 CFTC가 투기자금 유출입을 파악하기 위해 실제 수요에 따른 매수를 제외하고 집계하는 '비 상업용(Non Commercial)' 매수세를 뜻한다.
1개 계약은 원유가 1천 배럴, 휘발유가 4만2천 갤런이다.
아연, 니켈, 구리 등 비철금속 시장에도 투기자금 유입이 늘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자동차 점화 플러그에 많이 사용되는 플래티늄 선물옵션은 투기 순매수 포지션이 지난 13일 2만4천 계약으로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기성 순매수랑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 시장으로 투기자금이 몰려드는 것은 무엇보다 앞으로 원자재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한은은 올해 6월 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기준으로 0.40 달러에 불과한 원유 현물가격과 선물가격의 차이가 9월에는 3.40 달러로 크게 늘고, 내년 3월에는 5.40 달러까지 커진다고 밝혔다.
김대수 한은 해외조사실 종합분석팀장은 "올해 세계 경제가 회복해도 금융위기이전 수준에는 못 미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의 원자재 선물매수세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CFTC가 지난 3월 원자재 선물 거래에 대한 규제 방침을 밝히자 규제가 시행되기 전에 단기 차익을 노리고 들어온 매수세가 영향을 줬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앞으로도 투기자금이 급격히 유입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골드만 쇼크' 역시 예상치 못한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팀장은 "달러화 지수가 지난해 말 75에서 최근 80을 웃돌 정도로 상승한 만큼, 달러화가 유로화나 엔화보다 강세를 보여 상대적으로 원자재 가격은 안정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부장은 "최근 투기 순매수 포지션이 조금 감소했는데, 가격 급등에 따른 부담과 더불어 세계최대 규모의 원자재 파생상품 딜러인 골드만삭스가 기소된 것도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채주연기자 jy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