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군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내륙인 경기 김포시까지 번졌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0일 "전날 의심 신고가 들어온 경기 김포시 월곶면의 젖소에 대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정밀검사를 벌인 결과 구제역이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확진된 구제역의 혈청형은 강화에서 발병한 것과 똑같은 'O형'이다. 이 농가는 모두 120마리의 젖소를 기르고 있는데 그 중 1마리가 전날 의심 증세를 보여 검사를 받았다. 이 농가는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강화군 선원면 한우농가에서 5.3㎞ 떨어진 경계지역(반경 3~10㎞)에 있다. 따라서 반경 3㎞ 이내까지인 위험지역의 구제역 방역망이 뚫린 것이다. 특히 가축방역 당국의 확인 결과 김포의 농장은 기존에 구제역이 발병한 농장들과 역학적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역학적 연관성이란 전염병이 옮아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감염 경로나 매개를 뜻한다. 수의사의 진료나 사료차량,약품차량의 방문,송아지 거래 등으로 인한 교류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난 8일부터 강화 일대에 대해 차단방역 조치에 나섰는데 이미 구제역이 그 일대에 만연해 있던 점으로 미뤄 그 전에 구제역이 번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구제역 바이러스에 감염됐더라도 증상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잠복기가 2~14일인 점을 감안하면 개연성은 충분하다. 일각에선 두 지역이 거리상 5.3㎞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바람을 통한 전염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구제역 확진 판정에 따라 김포 월곶면의 농장과 그 주변 500m 안에 있는 모든 우제류(구제역에 걸리는 발굽이 두 개인 동물) 농장에 대해 예방적 살처분 조치에 들어갔다. 예방적 살처분이란 구제역 감염 우려가 높은 경우 실제 감염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선제적으로 하는 매몰 처분을 말한다. 이날 충남 보령군 청라면 의평리 한우농가에서도 구제역 의심 사례가 접수됐다. 정밀검사 결과는 21일 오전에 나올 예정이다. 한익재기자 ij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