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데쓰카 오사무는 어릴 때 습작했던 만화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아톰' 같은 히트작을 쏟아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도 어릴 때부터 소형 동영상 카메라로 익힌 솜씨를 '죠스''인디애나 존스' 등에 투영해 할리우드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우뚝 섰다. 창의적인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이처럼 초등학교 때부터 체계적이고 장기적으로 교육받을 수 있는 '어린이 콘텐츠 창의학교'를 설립해야 한다. "

고정민 창조산업연구소장은 20일 '미래 콘텐츠산업과 창의인력'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국회입법조사처가 이날 국회헌정기념관에서 마련한 '창조경제시대,미래콘텐츠산업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세미나 자리에서다.

고 소장은 "21세기는 창조경제가 IT(정보기술)경제를 추월하는 시대"라며 "창조경제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창의성을 키워주는 '한국아츠교육원'과 같은 교육기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디지털컨버전스 시대에는 다른 문화콘텐츠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교환할 필요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이 같은 교육기관이 갈수록 중요해진다는 설명이다. 강사진은 은퇴한 콘텐츠 전문가들로 구축하면 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디즈니 은퇴 전문가들이 교수로 있는 미국 칼아츠대학에서 애니메이션 상상력을 키운 존 라세티가 졸업 후 히트작 '토이스토리'를 만든 것도 이런 케이스다.

고 소장은 또 '집단지성'을 통해 사이버 세상에서 창의적인 작품을 함께 만들고 평가도 받을 수 있는 '사이버 콘텐츠 창작발전소'도 한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예비 평론가와 작가,감독들이 자신의 아이디어와 작품을 상대방에게 평가받고 수정하면서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사이버의 익명성이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교환하는 마당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얘기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