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의 기로에 선 최근 많은 직장인들이 지난 글로벌 경제위기를 기회로 삼아 MBA 학위를 따는 등 변신에 적극 나서고 있다. 틈틈이 쌓은 실력으로 회사에서 위치를 굳힐 수 있고 이직을 고려 중이라면 직업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기 때문.자기계발과 경력 전환을 위해 MBA 학위를 따기로 결심했지만 직장을 그만두거나 휴직하는 것이 부담된다면 야간 · 주말 MBA로 눈을 돌려 보자.주로 주중 야간과 주말에 진행되는 파트타임(Part-time) MBA는 주간 과정에 비해 비용 부담이 적을 뿐만 아니라 현업과 병행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현장 감각을 고스란히 학업에 연장시킬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내게 맞는 곳 찾기

현재 여러 대학에서 직장인을 위한 다양한 MBA 과정을 운영 중인 만큼 자신에게 맞는 MBA를 꼼꼼히 따져 보고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커리큘럼.필수 과목에 자신에게 꼭 필요한 과목들이 고루 포함돼 있는지 따져 봐야 한다.

국제적인 검증 성과도 살펴봐야 한다. 현재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국제인증으로는 미국 대학들이 주축을 이룬 국제경영대학발전협의회의 'AACSB' 인증과 유럽경영대학협의회의 'EQUIS'가 있다. 더불어 MBA 학위 취득으로 얻게 되는 가장 큰 자산 중 하나가 동문 네트워크인 만큼 풍부한 네트워크 형성이 가능한지도 중요하다.

수업 기간 및 운영 방식도 눈여겨봐야 한다. 학업과 병행해야 하는 직장인에게 2년은 벅차게 느껴질 수 있다. 때문에 단기간 이수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지 또는 출장，야근 등으로 수업을 못 듣게 될 경우 추가 보충수업이 가능한지 등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최근엔 영어 강의 비중도 강조되는 추세다. 되도록이면 영어 강의로 진행되는 MBA 수업을 통해 영어 실력 향상을 도모하는 것이 좋다.

◆대학별 운영 현황

건국대의 TOP MBA는 직장인을 위한 2년 파트타임 프로그램이다. 수업은 주중 야간 및 주말에 진행되며 졸업 이수학점은 45학점이다. 소규모 학생을 대상으로 멘토링 및 맞춤교육이 제공되며 경영이론과 함께 사례 및 과제를 통한 실무학습 중심의 통합 교육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또 해외 대학들과 공동과제수행 및 연계교육도 제공한다.

고려대는 직장을 다니면서 MBA 과정을 수학할 수 있는 2년 교육과정의 야간 MBA인 'Korea MBA'와 CEO(최고경영자)급을 대상으로 하는 주말 과정의 'Executive MBA'를 운영 중이다. Korea MBA의 경우 기업이 필요로 하는 특화된 전공 선택과목을 개설하는 등 수요자 중심의 교육이 제공되며 기업과 산업계의 겸임 또는 초빙교수 강의가 개설된다. 또 22개국 58개 대학과 교환학생 협정도 맺고 있다. Executive MBA는 한 과목을 2주에 완료하는 모듈제 수업방식을 채택해 선택과 집중이 요구되는 CEO 교육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서강대는 직장인 대상 야간 MBA인 'Pro-MBA'와 기업 중견간부를 대상으로 하는 주말 과정인 'SEMBA'를 운영한다. SEMBA의 경우 금요일 저녁과 토요일 전일에 걸쳐 운영되며 세부적으로는 관리 MBA와 금융 MBA 등 2개 전공으로 나뉜다. 두 전공 모두 여름학기에 미국 또는 겨울학기에 유럽 해외 연수 과정을 선택적으로 이수할 수 있다. 또 미네소타대에서 2학점 과정의 'Mini MBA' 수강 기회도 주어진다.

서울대는 주말 집중형인 'Executive MBA'를 운영 중이다. 실무 경력 5년 이상자를 대상으로 금요일 오후 및 토요일 전일 수업을 실시한다. 세부 전공으로는 기술경영 EMBA와 일반경영 EMBA가 있으며 기업체 고급 인재들에 대한 경영학 교육을 통해 미래형 경영자 양성을 목표로 한다. 단 서울대 경영대와 교육위탁 계약을 맺은 대한상공회의소에 회원사로 등록돼 있는 회사의 임직원 또는 경기도 소속 공무원으로서 도지사의 추천을 받은 사람만 지원할 수 있다.

성균관대(SKK GSB)는 지난해 8월부터 프리미엄급 주말 MBA 과정인 'Executive MBA'를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인디애나대 켈리 스쿨과 공동 개발 및 운영돼 수료생 전원이 인디애나 켈리 복수학위를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8년 이상의 경력자를 대상으로 수업은 100% 영어로 진행되며 2주간의 해외 수업 및 필드 트립(field trip) 기간도 두 번 있다. 강의는 금，토 주말에 진행되고 사정상 참석 못하는 경우에는 온라인 및 DVD를 통해 보강도 할 수 있다.

아주대 경영대학원은 온라인 강의 도입으로 어디서든 강의를 수강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 글로벌 스탠더드 충족을 위해 졸업이수학점을 48학점으로 운영하며 주5일 근무환경에 맞춰 토요일 수업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기업체 중견 관리자 이상을 대상으로 전남대가 운영하는 '글로벌 Part-Time MBA'도 직장 생활의 중단 없이 병행 가능한 야간 및 주말 정규 과정이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경영자로서의 리더십과 변화 대응 능력을 배양하는 이 과정은 교수진은 물론 동료들로부터 풍부한 경험과 창의적 시각을 배울 수 있다.

중앙대 CAU-Leader MBA 프로그램은 야간 · 주말 프로그램으로 일반 경영학 교육과 함께 신흥시장 경영,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경영,재무정보와 자산관리 등 3개의 특성화 영역을 선정한 것이 특징이다. MBA가 되기 위한 핵심 과정을 1년에 걸쳐 공동 이수한 후 선택에 따른 세부전공에 대한 전문지식을 쌓게 된다.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은 실무 경력 10년 이상의 CEO 및 임원 등을 대상으로 Executive MBA를 운영한다. 급변하는 기업의 니즈를 반영해 정기적으로 참여기업의 프로그램 평가 및 요청사항을 반영한 교과과정을 편성하고 있으며 보다 효율적인 과정 운영 및 학생 지원을 위해 책임교수와 Director제를 두고 있다.

한국외대 야간 MBA 프로그램은 직장인들에게 글로벌 리더로서의 경쟁력을 갖추는 데 도움을 준다. 아울러 직장인들의 시 · 공간적 제약을 최소화하고 글로벌시대에 걸맞은 금융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국제금융전공 온라인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한양대 글로벌 MBA는 '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CEO' 양성을 목표로 한다. 특히 이 과정은 선진형 MBA 모델인 '셀프 디자인' 프로그램을 채택해 학생 스스로가 근무하는 기업환경에 맞게 커리큘럼을 개발하도록 하고 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