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외제약이 세계 최대 회원을 두고 있는 미국 암학회를 통해 재발 없이 암을 근원적으로 치료하는 신약과 관련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중외제약이 19일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국 암학회(AACR)를 통해 발표한 신약은 '윈트(Wnt) 표적항암제'다. 정상세포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암의 줄기세포와 암세포만을 공격해 죽이는 신약이다.

이날 연구성과를 발표한 케이티 에마미 중외제약 시애틀 연구소장(사진)은 "Wnt 항암제 개발과 연구 분야에서 화이자,제넨텍,노바티스 등 다국적 제약사들이 연구를 하고 있지만 모두 초기 단계로 중외제약이 가장 앞서 있다"고 말했다. Wnt는 암 줄기세포와 영양분인 단백질이 결합하는 경로다. 그는 이 경로가 차단돼야 암이 재발하지 않고 완치된다는 게 미국 하버드 의대를 비롯한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마미 소장은 "한국의 제약사가 개발 중인 신약 프로젝트가 미국 암학회에서 발표되는 것은 처음"이라면서 "중외제약의 Wnt 항암제 연구성과를 미국 암학회가 공인한 것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통상 학회 발표는 제약사나 연구기관이 학회 측에 사전 등록을 신청해 진행된다. 중외제약의 경우 미국 암학회가 전 세계에서 진행 중인 암 연구과제 가운데 가장 혁신적인 프로젝트로,별도 선정해 초청된 것이다.

중외제약의 Wnt 항암제는 동물을 대상으로 한 전임상시험을 지난달 캐나다에서 마친 뒤 현재 1차 임상시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1차는 이르면 올하반기부터 국내와 미국에서 급성 골수성백혈병,다발성골수증,림포마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회사 측은 기대했다. 이후 대장암,췌장암 등으로 시험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상 시험을 거쳐 2014년께 신약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개발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다수의 다국적 제약사와 공동개발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