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문 후 유럽의 '항공대란'으로 제때 귀국하지 못하고 여러 나라를 전전했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출발 60시간 만인 18일 오후 베를린에 귀환했다.

독일 정부 대변인은 "그녀가 마침내 베를린으로 돌아왔다"고 발표했다.

지난 1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한 메르켈 총리의 귀국 비행기는 16일 화산재 구름으로 인한 유럽의 '항공대란'으로 예정에 없던 포르투갈의 리스본에 착륙한 뒤 17일 간신히 로마까지 왔으나 기상여건 때문에 더는 운항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전날 리스본에서 하룻밤을 묵었던 메르켈 총리는 로마에서 티롤 남부 지방인 볼차노까지 500㎞를 육로로 이동했으며 이곳에서 다시 1박한 뒤 18일 오전 볼차노를 출발해 700㎞를 달렸다.

이탈리아에서는 수행원과 기자 등을 태운 버스에 펑크가 나는 바람에 귀국길이 더 지체되기도 했다.

메르켈 총리는 긴 여정에도 불구하고 로마 도착 시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뿐"이라고 말했고 볼차노를 떠나면서는 "호텔이 아주 좋다.

이제 기분 좋은 귀국 여행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편안하고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그녀는 그러나 귀국행이 차질을 빚으면서 결국 이날 열린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독일 정부의 자비네 하임바흐 대변인은 전날 성명을 통해 "메르켈 총리가 (라도슬라브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국장에 참석하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고 발표했다.

(베를린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