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뉴욕증시는 골드만삭스 등 금융주의 움직임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 16일 골드만삭스를 증권 사기 혐의로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고소하면서 금융당국의 조사가 월가 금융사 전체로 확대될지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를 짓누를 수 있기 때문이다. 월가 대형 금융사에 대한 규제 리스크가 재부각되면서 금융주들이 된서리를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애디슨캐피털그룹의 마이클 처치 사장은 마켓워치에 "가뜩이나 조정받을 이유를 찾고 있던 시장이 SEC의 골드만삭스 사기 혐의 고소로 확실한 조정 이유를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시장이 과민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으면 뉴욕증시는 다시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 금융주에는 단기적으로 악재인 게 사실이지만 지속적으로 충격을 줄 정도로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선 논란이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경기 회복이라는 큰 호재가 깔려 있는 만큼 골드만삭스 악재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란 낙관론을 내놓고 있다.

이번 주에도 기업들의 실적 발표는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사기 혐의로 고소돼 시장에 충격을 준 골드만삭스는 20일 실적을 공개한다.

정보기술(IT) 기업 중에는 IBM(19일),애플(20일),마이크로소프트(MS · 22일)가 실적을 공개한다. 이들 기업의 실적이 호전된 것으로 확인되면 IT주도 장세가 펼쳐질 수 있다.

이 밖에 아메리칸익스프레스와 트래블러스는 22일 경영 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주의 움직임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만큼 19일 나오는 씨티그룹의 실적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는 가운데 각종 경제지표도 골드만삭스 사태로 위축된 투자심리를 풀어주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 경제연구기관 컨퍼런스보드가 19일 발표하는 3월 경기선행지수와 23일 나오는 3월 내구재 주문은 전달보다 개선됐을 것으로 시장은 추정하고 있다.

경제지표가 개선되는 가운데 물가 안정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나오는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비 소폭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음 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통화당국이 상당 기간 현 제로(0)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할 것이란 인식이 여전히 힘을 얻는 분위기다.

고용과 함께 미국 경제 회복의 주요 변수인 주택시장 움직임도 관심사다. 22,23일 잇따라 공개되는 3월 기존주택 판매와 신규주택 판매는 전월에 비해 증가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 2월 주택판매 실적은 폭설 등 기상 악화 영향으로 위축됐었다. 전문가들은 계절적인 요인과 더불어 주택 구입자에 대한 세제 지원 시한이 이달 말로 다가옴에 따라 세금 혜택을 겨냥한 매수세가 유입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 고용이 회복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주택 거래까지 활성화된 것으로 나타나면 경기 회복 불확실성이 해소돼 주식을 사려는 자금 유입이 늘 수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