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로 인한 빙하 감소로 마그마 활동 활성화"

아이슬란드에서 일어난 화산 폭발로 유럽의 항공이 운항이 대거 중단돼 막대한 손실과 혼란이 빚어지는 가운데 화산활동이 수개월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14일(현지시각) 시작된 아이슬란드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 폭발로 유럽 각지의 주요 항공편이 2만편 이상 대거 취소되면서 사상 최악의 항공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각국의 항공편 취소로 인한 금전적 손실이 하루 2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 워싱턴 화산재경보센터 관계자는 최근 알류샨열도에서도 대형 화산 폭발이 있었지만 이번 폭발이 유럽 항공 운항의 길목에 영향을 미치는 아이슬란드에서 발생했다는 점이 엄청난 피해를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이탈리아 국립화산연구소 관계자는 이번에 분출된 마그마의 경우 수분 없이도 화산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주변 빙하가 다 녹아 없어진 뒤에도 화산재가 계속 생성될 수 있다고 말해 운항 차질이 길어질 가능성을 나타냈다.

화산 분출이 앞으로 몇 차례 더 이어질 수 있으며,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폭발이 더 큰 화산 폭발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 공영 라디오 NPR은 아이슬란드대학 시거런 하인스도터 연구팀이 지난 석 달간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의 활동을 분석한 결과 최근 분출이 심해졌고, 앞으로 수개월간 마그마가 빙하 바로 밑으로 흘러나오는 분출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또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의 마그마가 지하에서 주변 화산으로 이동한 뒤 수십년 동안 활동이 없었던 인근의 대형 카틀라 화산을 통해 분출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구 온난화가 앞으로 수십년 동안 아이슬란드의 만년설을 녹이면서 빙하의 무게를 감소시켜 마그마를 분출시키는 등 화산 폭발을 촉진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화산학자인 프레이스타인 시그문드손은 지구 온난화가 빙하 감소와 마그마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며 앞으로 수십년 동안 아이슬란드에서 화산 폭발이 잦아지거나 더 큰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8년 보고서를 통해 아이슬란드 최대의 바트나요쿨 빙하가 1890년부터 녹으면서 주변부가 연 25mm씩 상승하는 등 지형 변화를 일으켰으며, 이로 인해 지난 1세기 동안 지하에서 1.4㎦의 마그마가 생성된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 폭발의 경우 화산을 덮고 있는 빙하가 너무 적고 가볍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와 폭발 사이에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cin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