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의 함미가 침몰 20일만인 15일 인양되면서 장병들이 전혀 예기치 못한 상태에서 갑자기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이 더욱 뚜렷해 지고 있다.

16일 오전까지 이틀째 진행된 함미 선체 내 수색결과, 실종자들의 시신 발견위치는 사고당시 평상 근무상태였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뒷받침하는 증거다.

우선 함미 인양으로 시신이 확인된 36명 가운데 대부분이 휴식 장소에 몰려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부 침실에서 안경환 중사 등 가장 많은 14명이 발견됐고 기관부 화장실에서도 6명의 시신이 수습됐으며, 승조원들이 운동을 하고 있었던 후타실에도 4명이 있었다.

반면 디젤엔진실, 유도행정실, 탄약고 등에는 평상근무 때와 같이 각각 1∼2명의 장병들만 발견됐다.

사고 당시 천안함에서 비상상황이 발생했다면 장병들이 침실, 화장실 등의 휴식공간에 머물고 있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또 시신 발견시 장병들의 복장도 당시 상황을 설명해주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시신으로 수습된 승조원들의 복장은 체육복, 작업복 등 다양했고 일부 장병은 샤워를 하고 있었는지 옷을 전혀 입고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장병들은 사고당일 오후 10시 취침을 앞두고 몸을 씻거나 평온한 상태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던 것으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나아가 장병들이 `무방비 상태'에서 당한 것으로 두고 만약 이번 사고가 어뢰 등 외부 공격에 의한 것이라면, 사고시간까지 치밀하게 고려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결국 함미 인양으로 침몰당시 평상 근무상태를 유지했다는 군 당국과 함미 부분 생존장병들의 설명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또 평온했던 함수와 달리 함미에서 '긴박한 상황'이 전개됐을 수 있다는 일각의 의구심도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볼 수 있다.

한경닷컴 경제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