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20일까지 대 중국 수출액은 229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1.7% 늘었다. 전체 수출액 증가율 36.5%에 비해 중국 수출액 증가율이 훨씬 높다.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8년 21.7%에서 지난해 23.9%로 높아진 뒤 올해 1분기엔 26.7%로 뛰었다. 중국과의 교역비중이 이처럼 높아지다 보니 중국이 잘되면 한국도 잘되는 구조가 생겨났다. 한국은행이 올 1분기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0.7%에서 1.6%(각 전기대비)로 높인 배경에도 중국 경제의 호황이 자리잡고 있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보면 중국 경제가 지난 1분기 11.9% 성장한 것은 한국 경제에 상당한 이득이 될 전망이다. 중국으로의 수출이 더 늘어나면 한국 경제의 성장률도 더 높아질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과열 방지를 위해 긴축정책의 강도를 높일 경우 한국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위안화 절상에 따라 원화도 동반 강세(환율은 하락)를 나타낼 경우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도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 분석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9월부터 외국에서 매달 300억달러 정도의 핫머니가 유입되고 있다. 향후 위안화 환율이 절상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투기성 자금이다. 중국 당국은 기대심리를 차단해 핫머니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위안화를 절상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골드만삭스는 당장 다음 주부터 2~5%의 위안화 절상 가능성을 점쳤다.

위안화 절상은 원화 절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 역시 세계 주요국 가운데 경제회복 속도가 빠른 국가인 데다 최근 들어서도 상당한 무역흑자(3월 기준 18억달러)를 내 원화가치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15일엔 원 · 달러 환율이 4원70전 내린 1107원50전을 기록,1000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허경욱 기획재정부 1차관은 "위안화가 절상되면 원화도 절상 압박을 받을 것이란 게 시장의 우려"라며 "아직 위안화 절상이 발생하지 않았고 차후 그런 우려 때문에 투기가 심화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중국은 고성장에 힘입어 부동산가격이 치솟고 있어 중국 정부가 대출 축소 등 금융긴축 강도를 높여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긴축 강도를 높이면 내수소비가 위축되고 덩달아 한국의 중국 수출도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중국 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한다면 한국도 적절한 시점에 기준금리 인상 등 출구전략을 펼 수 있는 상황이 된다.

한 금통위원은 "과열에 가까운 중국경제의 호황과 이에 따른 중국 당국의 정책은 한국의 출구전략을 앞당길 수도 늦출 수도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준동/주용석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