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원료 자급률을 최종적으로 7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최근 전남 광양제철소에서 열린 'CEO(최고경영자)와의 대화'에 참석, "(원료 값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포스코는 원료비 비중이 높아 타격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원료 자급률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자급률 낮으면 철광석 업체에 휘둘린다

그는 "원료가격 상승이라는 위기 앞에 대부분 철강사들이 공급 안정성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이를 받아들여야 하는 실정"이라며 "10~20% 정도에 그치고 있는 원료 자급률을 2014년까지 50%로 올리고,최종적으로 70%까지 높이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이 공개석상에서 중 · 장기 원료 자급률 목표를 제시한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제철 원료인 철광석 가격이 두 배 가까이 급등하고,고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강점탄 등 원료탄 값이 전년 대비 55% 이상 뛰는 등 악화된 원료시장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원료 확보를 위해 지난해에만 총 13조원을 투입한 포스코는 그동안 해외 광산 개발에 힘을 쏟았지만,글로벌 철강사들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올해 포스코의 예상 원료 자급률은 18.3% 수준으로,세계 1위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미탈의 자급률(46%)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친다.

◆추가 광산 투자 본격화할 듯

포스코는 추가적인 해외 광산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투자한 광산은 철광석과 석탄을 통틀어 세계 20곳에 이르고 있지만,향후 원료 자급률을 70%까지 높이기 위해 중 · 장기적으로 총 50억달러가량을 쏟아붓는다는 방침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 1월엔 호주 로이힐 광산 개발을 위해 지분 15%를 확보했으며,인도 오리사주에서는 30년 동안 총 6억t의 철광석을 채굴해 사용할 수 있는 광산탐사권도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 회장은 달라진 경영환경에 대한 얘기도 꺼냈다. 그는 "현대제철의 당진 일관제철소 준공 이후 외부에서는 이제 우리의 경영환경이 경쟁체제로 돌아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지만 포스코는 지금까지 늘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성장해 왔고,최근 들어 마케팅도 달라지고 있어 우리의 저력을 믿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구조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2018년 매출 목표인 100조원 중 비철강 분야가 35조원을 차지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철강에만 의존하지 않는 종합 소재 메이커로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17일부터 이틀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되는 세계철강협회(WSA) 집행위원회 참석을 위해 15일 출국했다. 글로벌 철강사 CEO들과 함께 원료업체의 가격 인상 및 분기별 가격 협상 등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한편 포스코는 우크라이나 철강회사인 자포리스탈 인수를 위해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중앙아시아와 러시아,중동 지역의 판매를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포스코 외에도 세계 1위 철강사인 아르셀로미탈,러시아 세베스탈 등이 뛰어들었다. 자포리스탈은 연산 400만t 규모의 중급 철강사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