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韓 국가신용등급 상향 여파
외국인 순매수 4000억원대

원달러 환율이 이틀 연속 큰 폭으로 하락하며 1100원선이 무너졌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7원(0.42%) 내린 1107.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08년 9월10일 1095.5원 이후 1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전날 발표된 무디스의 한국 신용평가등급 상향과 싱가포르 달러화 절상 소식이 이날도 원화강세를 부추겼다. 간밤 뉴욕증시는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미국 경기가 완만한 속도의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발표하며 달러화 약세를 이끌며 원달러 환율의 하락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미국발(發) 훈풍에 상승세를 보였고, 외국인 투자자들도 4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환율 하락에 힘을 실었다. 다만 낮은 레벨에 대한 부담감과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심에 1100원선 붕괴 이후 환율은 낙폭을 크게 늘리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2원 내린 1110원으로 출발한 뒤 오전 9시8분 1107.8원으로 빠르게 추락했다. 이후 당국에 대한 개입 경계심이 짙게 깔린 가운데 결제 수요가 나오면서 환율은 개장가 부근으로 낙폭을 줄였다.

오후 들어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장 후반과 비슷한 1108원대에서 한동한 정체하는 모습이었다. 외국인 순매수는 꾸준히 확대되며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결제 수요가 아랫 부분을 지지하며 추가 하락을 제한했다.

하지만 장 막판 환율은 외국인 주식 매수 자금이 대량 출회하며 다시 아래로 방향을 바꾸더니 장 마감 1분을 앞두고 1107.1원에서 저점을 확인했다. 이날 환율은 1107.1~1111.5원 사이에서 거래됐으며, 일중 4.4원의 등락폭을 나타냈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전문가는 "장 막판에 주식 자금이 집중 공급되자 역외세력 역시 매도에 나서며 환율을 아래로 밀었다"며 "당국이 방어에 나선 것으로 추정되지만 환율을 끌어 올리는 데는 한계였다"고 설명했다.

한 외국계은행의 외환딜러는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조정 소식에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되며 환율이 하락세를 보였다"며 "환율 급락은 당국 개입으로 저지된 것으로 추정됐지만, 당분간 악재가 나오지 않는한 하락 흐름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요새 원화강세 요인이 줄기차게 나오고 있다"며 "주식도 좋고, 신용등급도 상향돼 외인 순매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8.58p 상승한 1743.91을, 코스닥지수는 1.08p 내린 508.61을 나타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4457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 환율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